[테마진단] 각자도생 대신 유유상종의 시대로

2022. 12. 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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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세계는 각자도생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서
처지 비슷한 나라끼리 공조
경제보다 안보가 중요해져
한미일 관계 빠르게 개선중
여기에 호주·加 중요성 더해

2020년 1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 전체를 강타한 후 3년 동안 세계 각국은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 전략을 썼다. 선·후진국 관계없이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자 정부가 사람들을 격리하고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썼다. 이와 함께 자유시장경제는 일단 접어두고 세계 각국은 각자 나름대로 형편에 맞게 돈을 풀어 최소한 경제가 돌아가게 했다. 중국의 세계 공장 역할은 종료됐고 중국 중심의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이 와해됐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해 한국, 일본, 미국을 상대로 미사일 도발을 수시로 했다. 여기에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금까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는 2023년 새해를 맞이한다. 주요 경제 예측 기관이 이미 새해 세계 경제에 관한 예측을 발표했다. 어디까지나 예측이지만 미래 경제를 그려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많은 경제지표가 있으나 인플레율, 이자율, 성장률, 실업률이 가장 많은 관심을 끈다.

2022년 9월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2023년 경기 후퇴를 향해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신흥국과 개도국은 파괴력이 강하고 오래갈 금융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예단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금리 인상 정책을 실행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낮은 인플레율, 통화 및 이자율 안정, 빠른 GDP 성장을 위해 정책 담당자들은 제발 소비 감축 정책을 버리고 생산 증대 정책에 힘을 써야 한다"고 회원국에 호소했다.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이고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를 동시에 달성하는 정책을 쓸 것을 제의했다. 특히 신흥국과 개도국은 경제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축통화와 긴축재정을 동시에 실시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도 피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율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해는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 대신에 처지가 비슷한 나라끼리 정책을 동조화하는 '유유상종' 정책을 써야 한다. 한국도 과거와는 달리 경제보다 안보를 앞세워야 한다. 안보가 보장돼야 경제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가 함께하는 군사 안보 동맹국이 된 이상 당연히 우리는 안보, 경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동맹국의 공동이익에 부합되는 경제 정책을 동조화해야 한다. 호주는 지리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철광석을 포함해 지하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6·25전쟁 때 미군은 3만4000명 이상, 캐나다군은 516명, 호주군은 339명이 전사했다. 신냉전시대를 맞아 한국이 이 국가들과 안보 및 경제 동맹을 맺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미·일 관계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 정책은 지난 약 3년 동안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책과 다소 달랐다. 코로나 팬데믹 대응 정책은 비슷했으나 일본의 금융통화 정책은 조금 달랐다. 자국의 기술산업 진작을 위해 QE 통화 증대 정책을 다른 나라보다 좀 더 오래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도 미국, 캐나다, 한국, 호주 간의 금융통화 정책 동조화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특히 안보 강화와 고용 증대에 있어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는 '유유상종'의 처지에 있다. 이제 우리 5개국은 그동안의 '각자도생' 처지에서 벗어나 '유유상종'의 안보 주도 경제 전략을 쓰면 맬패스 총재가 시사한 바와 같이 글로벌 물가 안정과 글로벌 고용 증대가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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