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김판곤 울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3대0 승
동남아시아의 한국인 감독 맞대결에서 박항서 감독이 웃었다.
박 감독이 이끌고 있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참가국 대부분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커녕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주최하는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기도 힘든 수준이지만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인 만큼 양팀은 레드카드를 모두 받을 정도로 격렬하게 경기를 펼쳤다.
베트남은 전반 28분 응우옌티엔린이 타점 높은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곧바로 응우옌반또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세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말레이시아의 아잠 아즈미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가 사라졌고, 키커로 나선 꾸에응옥하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한 골 더 앞서나갔다. 베트남은 내친김에 응우옌호앙득의 쐐기골까지 더하면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말레이시아는 공격수를 투입하며 막판 공세를 노렸지만 만회골을 넣지 못했다.
이로써 조별리그에서 2승(승점 6점)을 거둔 베트남은 첫 번째 고비를 넘고 1위로 올라서며 우승까지 가는 길을 밝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의 5년 동행을 마무리하는 박 감독은 2018년에 이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으로 '라스트 댄스'를 마치면서 베트남과 작별하겠다는 계획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베트남은 30일에 잘란브사르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와 겨루는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박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축구는 충돌이 필요한 스포츠인데 선수들이 이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치열하게 뛰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올해 마지막 경기여서 선수들에게 2022년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해 팬들에게 새해 선물로 주자고 했는데, 이겨서 기쁘다"고 밝혔다.
반대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떠나 올해 초 말레이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초반 2연승을 거둔 뒤 첫 패배를 당해 남은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1월 3일 싱가포르와 맞대결을 펼친다.
패장이 된 김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베트남에 축하를 보낸다"며 "베트남은 이길 자격이 있었다.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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