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톱골퍼 혼 쏙 빼놓은 '남서울CC 16번홀'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2. 12. 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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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경기 성남 남서울CC 16번홀 모습. 원래 파5홀이지만 대회 때만 파4홀로 바뀌는 이 홀은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손꼽힌다. 올해는 대회 나흘간 버디가 단 16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대신 보기가 189개나 쏟아졌다. 특히 높이 2.7m의 벙커를 피해 짧게 티샷을 하면 내리막 경사에서 하이브리드나 롱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야 한다. 【매경DB】

최근 미국 골프채널이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가 열린 곳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홀을 선정했다. 모두가 혀를 내두르는 악마의 코스. 그중 최악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 열린 르네상스클럽 18번홀(파4·483야드)이었다. 4라운드 동안 버디는 단 4개에 불과했고 평균타수는 4.617타였다. 그다음은 웰스파고 챔피언십이 열린 TPC 포토맥의 11번홀(파4·470야드)로 평균타수가 4.489타나 됐다. 이어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파4·495야드)이 세 번째다. '로드 홀'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홀은 골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파4홀로 명성이 자자하다. 올해 평균타수는 4.456타로 과반의 선수들이 보기 이상을 적어냈다.

모든 프로골퍼가 우승을 위해 버디를 노리지만 유독 파만 잡아도 환호를 하게 되는 '죽음의 홀'. PGA 투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로드 홀 못지않은 난공불락의 홀들이 프로골퍼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남자프로골프 대회를 분석한 결과 '가장 잔인한 홀'로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CC의 16번홀(파4·534야드)이 꼽혔다. 남서울CC 16번홀은 파5홀에서 파4홀로 바뀐 2017년부터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항상 손꼽히는 대표적인 로드 홀이다. 2016년 '제35회 GS칼텍스 매경오픈' 때까지만 해도 548야드의 파5홀이었지만 2017년부터 파4홀로 변경되면서 난도가 높아졌다. 16번홀의 평균타수는 2017년 4.69타, 2018년 4.76타, 2019년 4.73타, 2021년에는 4.68타로 기준타수를 훌쩍 넘겼다. 4명 중 1명 정도만 파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파만 잡아도 1~2타를 번 셈이니 당연히 주먹을 불끈 쥘 수밖에 없다.

올해도 16번홀 평균타수는 4.58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혔다. 16번홀은 페어웨이 가운데 넓고 깊은 벙커가 2개 있어 자칫하면 2m 높이의 벙커에서 두 번째 샷을 해야 한다. 수준급 장타자가 아니라면 드라이버를 잡지 못하고 3번 우드 티샷을 해 벙커 앞에 공을 갖다 놓은 뒤 유틸리티나 롱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는 이유다. 당연히 그린적중률은 23.89%밖에 되지 않았다. 평균 퍼트 수도 1.99개로, 단단하고 빠른 그린 때문에 대부분 선수가 2퍼트만 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대회가 열리는 나흘간 버디는 16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보기는 무려 189개가 기록됐다. '올해 최다 보기 홀'이기도 하다. 또 더블보기 이상 대참사가 33차례 벌어졌고 이 중 트리플보기 이상 점수는 8차례나 나왔다. 선두를 달려도 이 홀에서 방심했다간 순위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올해 우승자인 김비오(32·호반건설)는 나흘간 16번홀에서 단 1타도 잃지 않으며 우승 트로피를 품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로 어려웠던 홀은 DGB금융그룹 오픈이 열린 파미힐스CC의 7번홀(파4·536야드). 올해 국내에서 열린 대회 중 가장 긴 파4홀로 남서울CC 16번홀보다는 2야드 더 길다. 평균타수는 4.52타. 대회 기간 버디는 12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 최소 버디 홀'이다. 반면 보기는 162개, 더블보기는 21개, 트리플보기 이상은 6개가 양산됐다.

또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이 열린 블랙스톤 이천GC의 13번홀은 파3홀 중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분석됐다. 233야드 거리인 이 홀의 평균타수는 3.47타, 그린적중률은 37.77%에 불과했다. 나흘간 버디는 단 16개 나왔고 보기는 139개가 쏟아졌다. 이른바 '양파' 이상도 7개가 기록됐다. 우리금융 챔피언십이 열린 페럼클럽CC의 17번홀(파4·436야드)이 평균타수 4.40타로 '어려운 홀' 4위에 올랐고,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열린 잭니클라우스GC 코리아의 6번홀(파4·487야드)은 평균타수 4.38타로 5위에 자리매김했다. 반면 무서운 이글·버디 전쟁이 펼쳐진 쉬웠던 홀도 있다. 대부분 짧은 파5홀이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남춘천CC 빅토리·챌린지코스 5번홀(파·547야드)은 나흘간 이글 8개, 버디 240개가 쏟아졌다. 평균타수는 4.43타로 버디를 잡지 못하면 타수를 잃은 듯한 기분이 드는 홀이다. 이어 우성종합건설 오픈이 열린 사우스링스영암CC 카일필립스코스의 6번홀(파5·560야드)도 평균타수가 4.45타로 대회 기간 이글 11개와 버디 234개를 기록했다. 아시아드CC 9번홀(파5·522야드)은 평균타수 4.51타에 이글이 12개나 나와 '최다 이글홀'로 선정됐고, LX 챔피언십이 열린 아일랜드CC의 18번홀(파5·527야드)은 이글 7개와 버디 193개가 쏟아지며 평균타수 4.61타가 기록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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