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무료급식소 '밥퍼'에 건축이행강제금 2억8천만원 부과

서울시에도 5400만원 부과…"무허가 건물 철거 미이행·불법 증축"

동대문구 무료급식소 '밥퍼' 건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 동대문구가 무료급식소 '밥퍼' 측에 무허가 시설 증축 공사에 대한 건축이행강제금 2억8천300만원을 부과했다.

28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이런 내용의 고지서를 이날 밥퍼를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에 발송했다.

구는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에도 건축이행강제금 5천40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고지서를 보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시유지에 있는 밥퍼 건물은 본관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건물이 한 동씩 날개 모양으로 붙어있는 형태다. 본관 건물은 서울시가, 양측 건물 2개동은 다일복지재단이 지었다. 이에 따라 시와 재단에 각각 건축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

구는 이달 12일 다일복지재단과 서울시에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고하는 공문을 보낸 뒤 27일까지 의견 제출을 받았다.

다일복지재단과 서울시는 모두 이행강제금 부과가 부당하므로 취소해달라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구는 다른 주민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이의를 받아들일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고 조정 없이 그대로 건축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밥퍼는 1988년 동대문구 답십리의 한 굴다리 지하차도에서 시작해 2010년 2월부터 서울시가 시유지에 지어준 인근 가건물에서 노숙인 무료 급식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가건물 양쪽에 2개 동을 증축했는데, 그해 12월 서울시가 "시유지에서 불법 증축 공사를 했다"며 밥퍼를 운영하는 최일도 목사를 고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올 1월 오세훈 시장과 최 목사가 '합법적 절차 내에서 증축을 하고 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서울시는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불법 증축이 계속돼 행정조치에 나섰다는 게 동대문구의 입장이다.

동대문구는 앞서 밥퍼 측에 공사 중시명령 5회, 사용 중지명령 1회, 시정지시 2회를 내렸다.

다일복지재단 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을 자금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전 구청장 재임 때 건물 증축과 비용 등에 대한 협의를 마쳤으나 올 7월 새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이를 뒤집었다고 반발했다.

구 관계자는 "밥퍼 측이 '기존 위반 건물을 철거 후 신축할 예정'이라고 해 건축허가를 내줬지만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증축을 강행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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