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동거녀 살해 자백 안했으면 미제될뻔…의지할 곳 없는 여성 노렸나

50대 여성 집에 얹혀 살면서 살해…피해자 명의 대출 펑펑
28일 오후 구속영장 발부

경기 파주시에서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 모씨가 28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살인 및 사체 은닉'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고양·파주=뉴스1) 이상휼 박대준 양희문 기자 = "지난 4개월 동안 실종신고가 없었던 점이 의아하다. 혼자 살고 가족 및 주변인들과의 연고가 없는 여성을 노린 것 아닌가."

동거했던 집주인(50대 여성)과 접촉사고를 빚었던 택시기사(60대 남성)를 잇따라 살해한 A씨(32)가 28일 구속된 가운데, 집주인 여성이 지난 8월 종적을 감춘 이후 실종신고되지 않은 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A씨는 지난 8월 파주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집주인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의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B씨는 행방불명된 이후 지난 넉 달 동안 실종신고되지 않았다. 전날(27일) A씨가 경찰에 B씨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하고서야 시신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숨진 B씨는 홀로 살면서 주변과 교우 관계가 활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가족은 '오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빠 C씨와는 지난 6월 만나서 식사를 한 사실이 파악됐으며 이후 추석 명절을 맞아 C씨가 여동생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제한된 인간관계를 노리고 범행한 것은 아닌지도 캐묻고 있다.

평소 A씨는 파주 자택의 이웃 주민들이 '부인(B씨)은 어디 갔느냐'고 물으면 A씨는 임기응변식으로 둘러대면서 얼버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숨진 B씨의 집에 살면서 B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2000만원대 신용대출을 받아 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한 A씨는 '피해자들을 살해한 시기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 모자를 덮어쓰고 고개를 숙인 채 영장실질심사장에 들어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는 택시기사 D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가 주를 이뤘고, 그가 B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는 현재 시신수색과 함께 보강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음주운전 접촉사고 상대방인 택시기사 D씨를 파주시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흉기에 비해 둔기로 살해하는 것은 범행과정이 더욱 잔혹하다는 것이 수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는 이 범행에 앞서 동거녀 B씨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다.

법원은 이날 오후 "증거인멸과 도망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