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유망주 이비호 “얼음 위를 날아다니는 호랑이처럼, 올림픽 금메달 딸래요”

김하진 기자 2022. 12. 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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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이비호 선수. 이비호 아버지 이연중 씨 제공



쇼트트랙 유망주 이비호(12·서울 목동초)는 이름부터 빙판과 함께 할 이름이었다. ‘비호’라는 이름은 ‘비행하는 호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6살, 우연히 놀러간 빙상장에서 꿈이 싹트기 시작했다. 당시 충북에 있던 한 빙상장에 놀러간 이비호는 스케이트를 타지 않고 밖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당시 빙상장에서 스케이팅을 가르치던 한 선생님이 이비호의 이런 활발한 모습을 보고 스케이트를 신겨 빙판 위에 세웠다. 이비호는 30분 동안 얼음 위에서 놀았고 발목과 허리 힘이 또래들보다 남다르다는 이유로 쇼트트랙을 권유받았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쇼트트랙은 이비호의 천직이었다. 처음에는 청주에서 주말반부터 시작해 7살부터는 매일 쇼트트랙은 연습했다. 그러다 청주의 빙상장이 없어지면서 이비호가 훈련할 수 있는 자리가 사라졌다. 이비호의 부모님은 아이의 꿈을 위해서 대전까지 훈련을 다녔지만 훈련 시간은 한시간으로 제한돼 있었다. 이비호는 서울 목동 초등학교로 진학해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꿈을 이어갔고 어머니가 서울에서 그를 돌봤다. 아버지는 청주에서 따로 이비호를 위한 훈련비를 충당했다.

이비호 아버지 이연중 씨 제공



이비호는 쇼트트랙 유망주로 여러 차례 전파도 탔다. 2017년에는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고 2018년 2월에는 KBS 인간극장에도 나왔다. 유치부에 있을 때에도 우승을 독차지했던 초등학교 때에도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왼쪽 정강이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잠시 주춤했지만 재활한 뒤에도 다시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쇼트트랙 선수 하나를 뒷바라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달에 목동 빙상장에서 열리는 강습에 대한 비용과 대관비가 적지 않다. 이비호는 새벽에 2시간, 오후에 2시간씩 훈련을 한다. 함께 훈련하는 선수들과 분담한다고 하더라도 매달 지출되는 돈을 막을 수 없다. 또한 이비호는 한창 성장기이기에 쇼트트랙 스케이트화 부츠를 매번 새로 맞춰야만했다. 레이스를 펼칠 때 입는 복장도 사비로 다 들어간다. 이비호에게 온 가족이 ‘올인’을 한 상태다. 이비호의 재능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함이다.

이비호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를 누비는 꿈을 언제나 꾼다. 그는 “스케이트를 타면 성취감을 느낀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그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이비호 아버지 이연중 씨 제공



국내에서 열렸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던 이비호는 올해 2월 열렸던 베이징 대회도 재미있게 지켜봤다. 당시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대헌을 롤모델로 삼기도 했다.

최근에는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활약한 박지원처럼 되는 것이 꿈이다. 박지원은 이번달 중순에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남자 1000m, 1500m,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을 차지했다.

이비호는 “박지원 선수가 지구력이 좋고 힘이 좋은 선수라서 밀고 나가는 느낌이 있어서 닮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장 주력 종목으로는 1500m를 꼽으며 “나도 체력이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언젠가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는게 그의 꿈이다. 그 날을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다. 이비호는 “부상 위험도 있어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 그럴 때마다 내 꿈이니까 끝까지 노력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곤 한다. 꼭 좋은 선수가 되어서 부모님에게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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