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그룹, 인적분할 후 주가 회복…“계열사 가치 재평가 받나”

이용성 2022. 12.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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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그린푸드, 분할전 주가 수준으로 회복
현대홈·한섬,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하기도
10~20% 급락한 OCI·동국제강 등과 대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 9월 인적 분할을 결정한 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069960)과 현대그린푸드(005440)의 주가가 분할 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OCI(010060), 동국제강(001230) 등 최근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락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6만1100원에 마감하며 인적분할 발표 이전(9월16일 종가 기준 6만600원) 수준 이상을 회복했다.

인적분할 발표 후 초기 시장의 우려로 3%가량 하락한 뒤 대전아울렛 화재 등의 여파로 5만3700원까지 주가가 내려갔지만, 이후 차츰 회복하며 오름세인 주가 흐름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의 주가도 인적분할 이전의 흐름으로 돌아왔다. 인적분할 이후 한때 601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며 이날 70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9월16일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적분할이란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것으로, 기존 법인이 신설법인의 주식을 소유하는 물적 분할과 대비된다.

특히 이들 두 회사의 주가는 최근 인적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와 비교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인적분할을 발표한 OCI, 동국제강 등이 분할 발표일 기준 대비 주가가 현재 10~20%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대백화점(+0.8%)과 현대그린푸드(-1%)는 보합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같은 유통업종인 신세계(004170), 롯데쇼핑(023530)과 비교해도 견조한 흐름이 두드러진다. 신세계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현대백화점이 인적분할을 결정한 지난 9월16일 이후 현재까지 1~3%가량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적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의 분할이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인데 반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다 보니 시장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발표 이후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분할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IR 활동을 전개하고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려 계열사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6일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의 지분 80%(1,370억원)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고 공시했고, 한섬도 지난 10월26일 보유하고 있던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45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렌탈케어 지분 매각으로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5050억원)에 1370억원의 유동성을 추가 확보하게 되면서 시가총액(약 68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현대홈쇼핑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지주사 전환이 완료된 뒤,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섬도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향후 수입 브랜드 투자 등 본업의 경쟁력 보완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은 견조하다. 현대홈쇼핑(057050) 주가(5만5300원)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인적분할을 발표한 9월16일 종가(4만9600원) 대비 11%가량 상승했으며, 한섬(2만7600원)도 같은 기간 기준으로 3% 수준으로 상승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각 계열사가 다방면에서 유동성 확보와 실적 개선 전망 등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려 그룹 차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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