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은 게임업계, 깊어진 고민
넥슨의 경우 ‘퍼스트 디센던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프로젝트 AK’,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콘솔까지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기존 주력 시장인 아시아권을 넘어 서구권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한국 게임회사가 웨스턴이나 다른 곳에서 성공하고 오래 생존하기 위해서는 콘솔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PC와 콘솔 기반의 생존 공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였으며 네오위즈는 내년 출시 예정인 소울라이크류 액션 RPG ‘P의 거짓’을 통해 독일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서 호평받기도 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도깨비’, 시프트업의 액션 RPG ‘스텔라 블레이드’,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등의 프로젝트도 콘솔 기반이거나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정상화된 ‘지스타’는 시연 중심, PC와 콘솔 중심이라는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실제로도 게임사들은 모바일 일변도에서 PC와 콘솔로 영역을 넓히고 ‘스팀’ 등의 플랫폼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올해 블록체인 시장은 상반기 ‘테라·루나’ 사태와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 기조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이 급변으로 침체기를 가졌다. 최근에는 바이낸스와 함께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히던 FTX의 파산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이 심화했다.
컴투스 그룹의 경우 기존 C2X 생태계가 테라를 기반으로 구성돼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자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출범했으나 최근 FTX 파산으로 C2X에서 엑스플라로 전환(마이그레이션) 과정에 있던 물량이 묶이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가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결정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원화 거래소 시장에서 내려가면서 시장 충격을 키웠다.
이에 올해 초반 P2E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국내 게임업계는 한층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주요 기업들은 시장 상황과는 별개로 사업 전개는 지속하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는 지난해 일본 시장 흥행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다. 올해 출시한 신작 중 몇 안 되는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게임에 등극해 서비스사인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 역량을 다시 한번 빛냈다. 이후 운영 논란으로 주춤했으나 최근 하프 애니버서리 효과로 인기 반등에 성공했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도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지에서도 인기를 끌며 서브컬처 게임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외에도 여러 외산 서브컬처 계열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기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류 장르인 MMORPG 못지않은 흥행성을 입증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매출원으로 꼽히는 유료 상품 모델이다.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반복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이는 과소비 유도라는 평가와 함께 명확하지 않은 확률 정보 및 실제 체감과 다른 확률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의 불만 사항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지난해 다수의 국회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의무와 관련 처벌 조항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며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에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포함될 정도였다.
이에 이달 9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친 법안심사소위에서 관련 법안의 검토가 진행됐으나 결국 다음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하고 계류됐다. 20일 법안심사소위에서는 김윤덕 의원이 법 규제에 따른 산업 피해 가능성과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우려를 거론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 법안심사소위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오더’가 꼽힌다. ‘페이트 그랜드오더’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아니었으나 한국 서비스 품질과 관련한 이용자 불만으로 국내 게임업계 첫 트럭 시위가 발생했던 게임이다. 그러나 넷마블은 트럭 시위 이후 이용자 간담회와 개선방안 마련 등을 통해 품질 향상을 약속했고 이후 지속적인 공식 방송 진행, 해외 ‘페이트 그랜드오더’ 관련 콘텐츠 번역 제공, 서비스 인력 확충 및 주요 진행사항에 대한 사전 공지 등을 통해 이용자 신뢰를 찾는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9월에는 이용자들이 넷마블 ‘페이트 그랜드오더’ 운영진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담은 커피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난해 발생한 논란을 이겨내고 이용자의 신뢰를 찾았다고 평가 받는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의 강원기 디렉터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주요한 이슈에 대해 미리 설명하거나 보다 친근한 형태로 이용자와 교류한 것이 호응을 얻었다. 이에 지난 7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가 논란 이전인 2020년 3분기 수준까지 회복됐다. PC방 인기 순위도 상위 5위권 내에 재진입하며 인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런 소통 운영의 원조로 꼽히는 ‘로스트아크’도 금강선 전 디렉터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이어받은 김상복, 전재학, 이병탁 등 세 명의 수석팀장이 소통을 이어가며 인기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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