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경쟁 떠나 '인태 글로벌 플레이어‘로 외교 좌표 설정
협력 파트너로 포용하되 `질서·규범내’ 원칙 분명히
나토·쿼드 협력 강화 의지
역내 통상협력 확대도 명시
통상 빠진 미·일과 다른 노선
한국은 “개방형 통상국가”
미 백악관 즉각 환영 성명
3가지 비전·3가지 원칙에서 시작된 이날 인태전략 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지역내에서 앞으로 중점을 두고자 하는 9개 과제로 마무리 됐다. 9개 과제에는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구축 ▲법치주의와 인권 증진 협력 ▲비확산·대테러 협력 강화 ▲포괄안보 협력 확대 ▲경제안보 네트워크 확충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및 역내 디지털 격차 해소 기여 ▲기후변화·에너지안보 관련 역내 협력 주도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증진을 통한 적극적 기여 외교 ▲상호 이해와 문화·인적 교류 증진이 포함됐다.
사실 이중에서 전세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됐던 부분은 대중국 전략이다. 앞서 인태전략을 발표했던 미국·일본·캐나다 등은 중국을 '질서 파괴자’로 정의하는 등 날선 언어를 사용했지만 한국은 중국을 '협력 파트너‘로 표현하며 포용을 택했다. 다만 한국이 중국을 포용 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지켜야할 선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과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제규범과 규칙에 입각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발표한 인태전략에서 “우리가 다음 10년 동안 어떤 공동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중국이 인도태평양과 세계를 이롭게 해온 규칙과 규범을 변형시키는 데 성공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을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현상변경 세력으로 간주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중국을 포용한 한국판 인태전략에 대해 “미중갈등은 한국 외교에 분명한 전략적 도전”이라며 “하지만 대중 전략에서 한국이 규칙기반 질서라는 원칙을 명확히 하면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갈등에 매몰되지 않고 더 큰 외교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보문제와 관련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쿼드(Quad)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앞으로 신흥기술·기후변화 등 초국경 안보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나토토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쿼드와 협력기반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해군 함정 등 군수물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역내 중요한 현안인 남중국해 등 해양안보 문제에서 한국이 더 적극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 통상 강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한국판 인태전략의 특징이다. 미국·일본 등 인태전략에서는 통상 부분이 빠져있고 미국 주도의 경제질서 인도태평양프레임워크(IPEF)도 시장 개방 등 통상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아세안 등 인태 역내국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한국판 인태전략에서 정부는 “역내 다자간 통상협력 논의를 통해 인태지역 안정과 번영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논의에 참여하고 신규무역협정 체결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한국판 인태전략 서두에서 우리 정부는 한국을 '개방형 통상국가’로 정의하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질서 구축에 앞장서면서 경제문제가 과도하게 안보화되지 않도록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 정부의 인태전략 발표 직후 즉각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국이 역내 안보와 번영에 대한 우리 공동의 약속을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인태전략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며 “인태 전역의 기타 동맹과 파트너와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한국의 목표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 핵 비확산을 촉진하려는 우리 공동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의 리더십에 감사하며, 미국과 우리 파트너들이 자유롭고 평화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한국의 새 전략에 대해 한국 국민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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