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졸업문화'
내가 선물이야!..'인간 화환', 제작 케이크 유행
코로나로 '파티룸' 빌려 소규모 졸업 축하모임 가져
3년만 '대면 졸업식'..이미 졸업한 '올드보이'들까지 귀환
■ 진행: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임다혜 학생
◇ 유상원>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임다혜'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임다혜>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임다혜입니다.
◇ 유상원> 네, 오늘은 <MZ세대의 졸업문화>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고요?
◆ 임다혜> 네 그렇습니다. 2022년도가 약 한달 채 남지 않은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거리에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조금은 쓸쓸한 듯 느껴지지만, 최근 포항은 하얀 눈이 선물같이 내리던 낭만적인 겨울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저마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누군가는 2023년을 맞이하는 설렘을 느끼는 시즌이기도 한데요, 2023년을 준비하는 MZ세대들에겐 '졸업'이라는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약 3년만에 대면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오늘은 MZ세대들이 졸업을 즐기는 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유상원> 네, 그렇습니다. 연말의 분위기를 즐기는 동시에 졸업을 앞둔 사람들은 2023년을 누구보다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졸업하면 '졸업사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네요. 요즘 MZ세대들의 졸업사진은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 임다혜> 사실 모든 이들에게 졸업사진은 평생 간직되는 아주 중요한 사진인데요, 이렇게 중요한 사진인만큼 사진에 진심인 세대인 MZ세대들에게는 단 하나뿐인 특별한 사진으로 남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정자세로, 웃는 얼굴로 찍는 졸업사진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요즘 MZ세대들은저마다의 컨셉과 개성을 살려 돋보이게 특색 있는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사진! 하면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사진을 빼놓고 말할 수가 없는데요, 매년 핫하고 기발한 졸업사진으로 이슈가 되는 고등학교입니다. 특별히 아주경제 신문에서는 의정부고 고등학생들에게 졸업사진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번 2022년도 졸업사진은 특히 올해 화제였던 이슈를 담은 사진 몇 장을 꼽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카타르 월드컵의 손흥민 선수, 올해 가장 인기가 만발했던 포켓몬스터 캐릭터 꼬부기,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까지! 이런 아이템들로 졸업사진의 컨셉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수험생 신분의 고등학생들이지만, 졸업사진을 찍는 날만큼은 모두가 축제를 즐기듯 기획과 창의적인 발상을 마구마구 내뿜는 하나의 또 특별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3년 전 고등학생 졸업사진을 찍기 한달 전부터 친구들과 졸업사진 찍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 유상원> 정말 졸업사진만 봐도, 그 해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알 정도로 학생들의 기발하고 창의적인 사진들이 지금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에게는 졸업사진이 또 어떻게 다를까요?
◆ 임다혜> 대학교 졸업사진! 하면 학사모와 학위복을 입고 찍는 어른스러운 사진들을 흔히들 떠올리실 것 같아요. 현재 몇몇 대학교들은 총학생회가 주관하여 각 학교의 마스코트를 녹여낸 학위복을 제작하여 대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졸업시즌에 각자 자신의 학교 특색에 걸맞은 학위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요, 이 때문에 학위복 대여 경쟁도 치열하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졸업 스냅 촬영이 인기라고 합니다. 단 하나뿐인 졸업사진, 대학 4년을 마무리하는 잊지 못하는 순간을 남기기 위해 각자 자신이 원하는 색감과 구도, 컨셉을 살리기 위해 스냅 사진 촬영이 어느샌가부터 졸업시즌에 가장 인기있는 촬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실제로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의 졸업 스냅 사진을 보니, 연예인 화보나 대학 잡지에 실릴 듯한 퀄리티 높은 사진들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 유상원> 고등학생들은 촬영기사들에게 맞춰 자신들이 컨셉을 직접 정해서 찍는 반면, 대학생들은 직접 기사들을 초빙하여 의견을 조율하며 자신만의 개성 있는 사진을 남기는 미묘한 차이가 있군요. 정말 신기하고 특별한 추억 남기기 문화인 것 같습니다. 사실 졸업하면 또 선물만큼 기억에 남는 것이 또 없는데요,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물이라던지, 요즘 MZ세대들이 졸업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들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 임다혜> 네 사실 요즘 또 떠오르는 MZ세대의 졸업 축하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 화환'이라는 것인데요, MZ세대들에게 인간 화환은 핫 아이템으로 꼽힙니다. 인간 화환은 말 그대로, 화환에 꾸미는 장식을 사람들이 직접 착용하여 '내가 선물이야'라는 느낌을 주는 특이하고도 정말 하나뿐인 선물입니다.
또한 '하나뿐인', '의미 있는' 선물을 주기 위해 직접 맞춤 제작 케이크를 선물하는 문화도 있습니다. 졸업을 맞이하는 상대방에게 꽃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꽃을 담은 케이크라던지, 원하는 축하의 문구를 케이크에 직접 새겨 선물한다던지, 기본적인 케이크에서 벗어나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선물하는 것도 MZ세대들의 축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졸업 시즌 파티룸'이 인기인데요, 코로나로 다함께 졸업을 축하하는 것이 여건 상 불가능했던 지난 몇 년 간, 졸업 시즌에 공간을 빌려 소규모로 졸업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는 요즘 MZ세대들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도 자체적으로 졸업을 즐기고 있다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 한 기업에서는 졸업 시즌을 맞이한 졸업생들을 위해 파티룸을 대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유상원> 네, 이처럼 의미 있는 날에 의미 있는 선물과 축하를 나누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축하 방법과 문화를 즐기는 것이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다혜학생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선물이나 축하가 기억에 남나요?
◆ 임다혜> 네,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2~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요, 지금 되돌아보면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바로 '수험생 할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수험생 신분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최신 휴대폰으로 바꾸는 일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수험생에게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비슷한 시즌에 친구들과 다함께 휴대폰을 바꾸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저는 미용실에서도 수험생 할인을 받았었는데요, 고등학생 기간 동안 밋밋하고 무난했던 머리를 바꾸기 위해 수능이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수능 수험표를 가지고 미용실에 가서 새롭게 단장하며 기분전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관이라던지, 놀이공원이라던지 수험생 신분으로 즐길 수 있었던 혜택이 매우 많았어요. 그래서 수능이라는 거사를 치르고 난 후에 정말 후회없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 유상원> 네, 사실 졸업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졸업을 잘 즐기는 것도 중요한데요, 코로나로 인해 졸업식다운 졸업식이 몇 년간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는 것 같습니다.
◆ 임다혜> 네 그렇습니다. 뉴스1 신문기사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정씨는 혼자 사진관에 가 사진촬영조차 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3년 만에 재개된 대면 졸업식에 이미 졸업한 지 2~3년 지난 올드보이들이 귀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학번들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에 정씨는 졸업을 한 지 2년이 지나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하반기 졸업을 하는 동생과 함께 사진촬영을 위해 학교를 다시 찾았다는 특별한 일화를 전해주었습니다. 한편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교는 올해 하반기 학위수여식부터는 대면 졸업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오는 29일 열리는 서울대학교 하계 학위 수여식의 경우 지난 2020년~2021년 졸업생들도 참석이 가능해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 유상원> 올해 졸업식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해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기에, 특별히 정말 이례적인 졸업식이 될 것 같다는 예상이 되네요. 다혜 학생은 졸업식과 관련하여 기대감이 모아지는 부분이 있나요?
◆ 임다혜> 저에게 졸업식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만 들리는데요, 최근에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맡았던 '허준이'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의 이야기가 아직도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허 교수는 "제 대학 생활은 잘 포장해서 이야기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면서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는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던 허준이 교수의 축사가 진정한 졸업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것 같습니다.
◇ 유상원> 네 맞습니다. 졸업은 또 하나의 시작으로 가기 위한 관문이자 디딤 발 역할을 해주는 관례와도 같습니다. 졸업의 의미는 모두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다혜학생이 생각하기에 졸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나요?
◆ 임다혜> 어쩌면 우리는 인생에서 저마다 수많은 의미의 졸업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졸업을 진정한 졸업의 의미로 마무리하는 느낌을 받을수도, 또 누군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시작으로 그 의미를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꼭 졸업식을 거쳐야만 졸업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서 어떻게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고 대하는 지에 대한 태도에 따라 저마다의 졸업을 맞이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허준이 교수가 언급했듯이 정도의 차이와 방향의 다름이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 비슷한 성장의 과정을 거쳐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큰 도전을 앞두고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삶에 거침없이 뛰어드는 청년들의 미래를 아낌없이 응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2022년의 마무리를 모두가 축하하며 축복하고, 2023년을 설렘과 고대함을 기다리듯이, 모두의 졸업과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오늘 라디오를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유상원>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은 'MZ세대들이 맞이하는 '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임다혜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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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김선영 PD sy04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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