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거부한 이재명,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 결국 해 넘길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8일 오후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 연설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환조사가 해를 넘겨 이뤄질 전망이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검찰과 소환조사 일정 등을 협의 중이다. 당초 검찰은 이 대표 측에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요구했으나, 이 대표 측은 '일방적 통보', '예정된 일정 소화' 등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검찰은 오늘 이 대표의 광주행이 예정된 것을 알고도 소환일을 그렇게 정해 통보했다. 협의 중이지만 연말까지 출석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재판 일정을 고려해 가급적 다음달 초순경 이 대표를 소환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 30일 기소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의 제3자 뇌물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공범의 혐의를 확인하고 있으니 기일을 적절하게 잡아달라"는 검찰의 요청에 내년 1월 31일까지로 시한을 정해줬다. 다음 달 말 전까지는 공범 기소 여부를 정해 향후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이 대표의 소환조사가 이뤄진 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검찰은 석 달 전 A씨 등의 공소장에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공범으로 적시하고,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 사건을 계획한 것으로 기술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뇌물 공여자(전 두산건설 대표)를 기소할 때 이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했거나 최소한의 입증이 됐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는 중요 사건일수록 원칙대로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뇌물액이 17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도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조만간 두산건설을 비롯한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 후원금의 제3자 뇌물 의혹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