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 ‘총출동’…그들이 강원도로 간 까닭은

2022. 12. 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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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밭 윤핵관 지역구 강원도 찾은 與 당권주자들…’윤심 몰이’
김기현·권성동·안철수·윤상현·황교안…“내가 尹과 제일 친해”
윤상현, 김기현 향해 “울산 떠나 서울 출마 선언하라” 저격
28일 오후 강원 횡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홍천.횡성.영월.평창 당원협의회 당원 연수에 김기현(왼쪽부터), 권성동, 안철수 의원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28일 강원도에 집합했다. 국민의힘 ‘표밭’으로 불리는 강원도에서 당권주자들은 자신이 ‘진정한 윤핵관’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오른 가운데 ‘김장연대’를 향한 견제 수위를 높이는 등 당권주자들 간 신경전도 거세지는 형국이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권성동, 안철수, 윤상현 의원은 모두 이날 원주와 횡성에서 각각 열린 원주갑, 홍천·횡성·영월·평창 당협위원회의 당원 연수에 나란히 참석했다. 당대표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자리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나경원 전 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는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뒤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라 의미가 크다. 당권주자들은 서로 자신과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과시했다.

김 의원은 “이상한 사람들이 자꾸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그런 사람들이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건 당이 망한다는 의미”라며 ‘비윤’ 유승민 전 의원을 공격했다. 그는 또 “선공후사를 해야 한다. 자기는 죽어도 윤 대통령을 살리고 당을 살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림자처럼 뒷바라지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구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회 권력을 차지하는 민주당을 몰아내고 민주노총을 쫓아내고 언론노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 방법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러려면 차기 당 대표는 누가 되어야 하나. 윤 대통령과 가장 소통이 잘 되는 사람, 윤 대통령께 진짜 속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람, 그리고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어필했다.

황 전 대표도 “내부 총질하지 말고 우리가 똘똘 뭉쳐 30년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클릭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저도 당 대표에 출마했는데 했다는 보도가 안 나오더라. 왜 그런 줄 아냐. 종북 좌파 언론에 의해 방송이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의 강원도행은 ‘윤심 몰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도는 윤 대통령에게도 연고가 있는 지역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강릉 출신의 모친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선거운동을 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의원, 장제원 의원, 이철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당내 ‘윤핵관’ 의원 지지를 노리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권주자들은 최근 의원모임에 활발히 참여하거나 일대일 만남을 주도하는 등 당내 세력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은 ‘윤핵관’ 유상범 의원의 지역구다. 유 의원은 윤 대통령을 당내 대선 후보로 이끌고 조기에 지지한 의원 중 한 명이다.

앞서 김 의원과 권 의원은 지난 22일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동해 태백 삼철 정선 당원협의회 연수에도 참여해 윤심을 호소했다. 이 의원은 당내 최대 친윤계 의원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을 총괄하고 있다. 복수의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공감은 현재 ‘김기현 지지’로 어느정도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공감 관계자는 “친윤계 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되는 게 우선이고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김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 모임에 소속된 만큼 한 의원을 지지하는 게 보기에도 좋지 않겠냐”고 했다.

당권주자들 간 신경전도 과열 양상이다. 윤 의원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김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윤 의원은 김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당 지지율 55%, 윤 대통령 지지율 60%로 끌어올리겠다’고 한 데 대해 “울산을 떠나 서울 출마를 선언하라. 그 정도 지지율이면 서울 강북 지역에 출마해도 당선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윤 의원은 “텃밭에서 편하게 선거 치르면서 수도권 승리가 중요하다느니 2030 MZ세대가 중요하다느니 하는 말을 쉽게 하면 안된다”며 “정말 총선 승리가 중요하다면 최전방 전선에서 싸워 승리해 온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기거나 아니면 본인이 수도권에 직접 총선출마 하겠다고 선언하라”고 비판했다. 4선인 윤 의원은 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해당 지역구는 민주당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반면 김 의원은 17대부터 ‘표밭’으로 불리는 울산 남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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