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경찰서 의혹 中식당 앞… ‘무허가 영업’ 경고문 걸린 내막
중국이 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운영하는 ‘비밀 경찰서’의 한국 거점으로 지목된 한 중식당 앞에는 경고문이 놓여있다. 이 식당은 한강변에 정박된 배 위에 있는 ‘선상식당’이다. 선박의 주인이 따로 있고, 해당 식당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하는 임차인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요청으로 게재됐다는 경고문에는 “입점업체 모두 불법 점유자로서 무허가 영업 중에 있다”며 “시민들께서는 해당 업체의 이용을 제한하여 주시길 바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쓰여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측은 28일 조선닷컴 통화에서 “유선장(배)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업종인지만 관리한다”며 “소유주가 (식당을) 직영을 하든, 다른 민간에 임대를 하든 유선장 소유주가 관리할 사항”이라고 했다. 해당 중식당에 대해서는 “이전 소유주 일 때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승인이 나갔고, 변동사항이 없다”고 했다. 유선장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문제가 없다고 했다. 행정당국이 판단한 ‘무허가’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다.
경고문을 내건 것은 새 임대인 측이다. 해당 식당이 있는 유선장은 당초 S사 소유였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업체가 임대차 계약을 맺은 곳도 S사다. 하지만 2020년 12월 S사의 경영난으로 부선에 대한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2021년 6월 M사가 낙찰받았다. 이후 권리관계 정리 절차 등을 거쳐 올해 8월부터 M사가 ‘임대인’이 됐다.
이후 M사는 식당 측에 퇴거를 요청했으나, 식당 측은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M사는 명도소송을 냈다. 현 소유주와 이전 소유주 모두 임대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53개국에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 방첩당국은 해당 식당이 중국의 한국 내 비밀경찰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해당 중식당 측은 이날 “12월 말, 진실을 중대발표하겠다”고 했다. 발표자는 이 식당 대표이자 재한 중국인 단체의 임원인 왕모(44)씨다. 식당 측은 외부 전광판을 통해 “부패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한국 정치를 조종하여 한중 우호를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한국 내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대사관은 지난 23일 대변인 명의 입장에서 “관련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이른바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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