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폭설로 차에 갇혀 숨진 20대…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엔
미국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를 강타한 폭설로 수십명이 숨진 가운데, 안타까운 사연들이 알려지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NBC방송,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는 앤덜 테일러(22)는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폭설이 내려 고립됐다. 테일러는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으나, 극심한 악천후로 구조대는 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
테일러는 사망 전 유족에게 “무섭다”며 당시 상황을 찍어 보냈다. 영상을 보면, 테일러의 차량을 포함한 모든 차들이 도로에 정차해있다. 눈 폭풍이 거세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모습이다. 유족에 따르면 테일러는 “잠을 자면서 조금 기다려보다가 정 아무도 오지 않으면 걸어서라도 탈출을 시도해보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 테일러로부터의 소식은 없었다.
테일러의 시신은 고립 24시간만에 지인들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도로는 1.3m의 눈에 뒤덮인 상태였다. 지인은 “(발견 당시) 테일러는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팔짱을 끼고 발을 대시보드에 올려 둔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했다. 테일러의 시신은 이로부터 하루가 더 지나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이때까지도 구조대가 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일러의 사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체온증 혹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눈에 차가 뒤덮여서 온도가 내려가는 바람에 숨졌다면 저체온증이, 온도를 유지하려고 차 시동을 걸고 히터를 켰다가 배기구가 눈에 막혀서 숨졌다면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인이었을 확률이 높다.
유족 측은 구조대가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이 같은 비극이 초래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일러의 어머니는 “왜 이런 폭설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느냐”며 “내 딸은 이틀 동안이나 차가운 차 안에 갇혀있었다”고 했다. 테일러 언니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는 날이었다”며 “우리는 온종일 울기만 했다”고 했다.
한편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버펄로에는 1.2m가 넘는 눈이 쏟아져 28명이 숨졌다. 대부분 자동차나 자택 등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다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설로 인한 뉴욕 주민의 고통을 완화하고 지역 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토안보부(DHS) 및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재난 수습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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