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제안한 평화공식 10개조 실현 가능성은?…유엔 총장도 "희박"

최서윤 기자 2022. 12. 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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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가을부터 국제사회에 평화 공식(peace formula) 10개조를 제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 평화 공식 10개조를 구상한 건 지난 9월 유엔총회 전후이며, 본격 소개한 건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 개최 G20 정상회의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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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빼고 2월 유엔서 평화정상회의 열자"…러 "우크라가 빠지는 게 더 자연스러워"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가을부터 국제사회에 평화 공식(peace formula) 10개조를 제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적극 어필하는가 하면, 유엔이 참여하는 평화정상회의 개최도 제안하고 나섰다.

28일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의 평화공식 10개조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각계 반응을 조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회의 개최 파트너로 강조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조차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 평화 공식 10개조를 구상한 건 지난 9월 유엔총회 전후이며, 본격 소개한 건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 개최 G20 정상회의에서다.

구체적인 항목은 △방사능과 원자력 안전 및 자포리자 안전 회복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보호 및 식량 안보 보장 △러시아의 공격으로 절반이 손상된 우크라이나 전력 인프라 복구 및 러시아 에너지자원 가격 상한제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안보 △러시아로 추방된 우크라이나인 귀국 및 모든 전쟁 포로 석방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러시아군 철수 및 기존 국경 회복 △러시아 전쟁범죄를 기소할 특별재판소 설치 △생태학살 피해 복구 및 수처리시설 지뢰 제거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포함한 유럽-대서양 갈등 고조 방지 및 안보 아키텍처 구축 △당사자들의 서명을 담은 서면 등으로 종전 확인 10개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주요 7개국(G7) 정상들에게 "올겨울 세계 평화 정상회의 구상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평화 정상회의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열어주길 제안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AP통신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침공 1년이 되는 2월 말 유엔이 함께하는 평화 정상회의를 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공식적인 대면·공개 평화회담은 올해 3월 2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의 5차 협상을 끝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의 이번 평화공식에는 영토 회복이나 러시아군 철수 같은 기존 우크라이나 입장 외에도 러시아가 요구해온 안전보장 관련 내용이 담긴 점이 주목된다.

다만 러시아가 이 회의에 참석하려면 모든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국제 법정에 기소돼야 한다고 밝힌 점에서, 회의가 열리더라도 사실상 양 당사자가 참여하는 자리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이 정상회의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젤렌스키의 평화 공식과 그가 제안한 평화 정상회의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신중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개 발언 중 평화 정상회의와 관련해 "(젤렌스키와) 정확히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면서도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회의 개최 파트너로 지목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평화 회의가 곧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군사적 대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진지한 평화협상이 가능한 때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AP 인터뷰 이튿날인 지난 27일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대표부 제1부대사의 텔레그램 언급을 통해 격하게 반응했다.

폴리안스키 대사는 "유엔에서 러시아 없는 평화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우크라이나의 바람은 불가능한 것"이라며 "차라리 우크라이나 없는 정상회의가 더 상상하기 쉽다"고 조롱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이튿날인 지난 22일부터 몇차례 공개적으로 '신속한 협상을 통한 종전'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협상은 점령지 할양을 전제,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 공식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할양을 전제한 협상을 통한 종전을 촉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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