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구분 못하는 '결혼지옥·고딩엄빠2' 재정비, 성난 여론 잠재울까 [ST이슈]

송오정 기자 2022. 12. 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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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결혼지옥'과 '고딩엄빠2'가 범죄 옹호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2주간의 재정비 후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28일 오후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시즌2'(이하 '고딩엄빠2') 최종회가 방송된다.

시즌제를 거듭하는 방송이라하면 보통 대중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을 떠올리지만, 시즌3까지 앞둔 '고딩엄빠'는 오히려 대중의 미움을 먹고 자라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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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결혼지옥, MBN 고딩엄빠2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예능 프로그램 '결혼지옥'과 '고딩엄빠2'가 범죄 옹호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2주간의 재정비 후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28일 오후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시즌2'(이하 '고딩엄빠2') 최종회가 방송된다. '고딩엄빠'는 2주간의 재정비 기간을 갖고 내년 1월 18일 시즌3로 돌아온다.

시즌제를 거듭하는 방송이라하면 보통 대중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을 떠올리지만, 시즌3까지 앞둔 '고딩엄빠'는 오히려 대중의 미움을 먹고 자라난 케이스다.

'고딩엄빠'는 성인이 되기 전 혼전 임신으로 누구에게도 인정받지도 못한 벼랑 끝 고딩부모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미성년과 성인의 성관계를 미화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받으며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미성년자 학생과 성인인 남성의 관계로 임신까지 치달았다면 사회적 지탄이 따라올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성인의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 이로 인한 임신과 출산이었지만 사랑을 방패로 앞세워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물론 일반인 개인의 일이라며 선 그을 수 있겠으나, 공적인 방송의 영역으로 가져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당 에피소드는 기획의도와 달리 도리어 고딩엄빠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사회적 유해성이 높다는 빈축을 샀고, 두 사람의 모습을 '시트콤'으로 포장시킨 '고딩엄빠' 제작진 역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고딩엄빠'는 일반인 출연자나 사회 인식변화에 도움은커녕 자극적 에피소드로만 소비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책임감 있게 육아하고, 과거를 반성하는 모습으로 응원받은 일부 고딩엄빠도 있었지만 '욕하며 보는 막장 드라마' 같은 에피소드만 조명되거나 한 출연자의 폭로로 방송 조작 논란까지 휘말리면서 각종 부정적 이슈 단골 손님이 됐다. 특히나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의 관계는 성범죄로 다스려질 수 있는 문제였으나 두 차례나 방송 소재로 사용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도 비슷한 케이스다. '결혼지옥' 역시 파일럿 당시부터 자극적 에피소드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잇따랐다. 또 최근엔 새아빠가 의붓딸의 엉덩이를 장난이라며 찌르고 껴안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의붓딸은 여러 번 강하게 거부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새아빠는 아랑곳하지 않고 반응이 재미있다며 성추행에 가까운 장난을 이어갔다. 충분히 성추행에 의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결혼지옥' 측은 부부관계 개선에만 집중한 채 그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충격적인 방송 내용에 시청자 민원이 들끓어다. 지난 27일 기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따르면 '결혼지옥'에 대한 시청자 민원은 3740여건에 달했다. 이에 MBC 측은 "'결혼지옥'은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된다"라고 밝혔지만, 프로그램 폐지 요청과 강도 높은 비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두 프로그램 제작진 모두 성범죄에 대한 큰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점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성인의 보호를 받아 마땅한 아동과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가까운 행위였음에도 더 튀고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좇다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도덕적 문제와 범죄의 경계를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중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 기어이 선 넘어 버린 '결혼지옥'과 '고딩엄빠'. 두 프로그램의 컴백 예고에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다수다. 그럼에도 폐지 대신 재정비를 선택한 만큼 얼마나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올지 그리고 이미 차가워진 시청자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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