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라임 후폭풍에 사장 교체까지…신한증권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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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터진 라임 펀드 사태의 후폭풍이 지금도 여전합니다.
특히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신한투자증권은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인데요.
이제 그 매듭을 짓기 위해 대표뿐 아니라 지주 회장까지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금융가 인사이드가 주목한 금융회사인 신한투자증권, 금융2부 권세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라임 사태는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신한투자증권에게도 끝나지 않은 악몽이죠?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1일 검찰로부터 라임 사태와 관련해 1심에서 벌금 2억 원을 구형받았는데요.
자본시장법상 임직원에 대한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라임 사태는 지난 2019년 1조 6,700억 원 규모의 라임 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 사건인데요.
증권사별 라임 펀드 판매고 신한투자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액은 3,248억 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혐의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신한투자증권의 임모 전 PBS사업본부장은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480억 원 규모를 팔았는데요.
검찰은 먼저 펀드 돌려막기와 불완전판매 혐의를 받는 임 전 본부장을 기소하고, 신한투자증권도 감독과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이 인정된다며 재판에 넘겼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1심에서 "임 씨의 범죄는 개인의 일탈로 총수익스와프 계약의 당사자인 법인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범행 방지를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수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앵커]
라임 사태로 신한투자증권의 영업도 타격을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KB증권, 대신증권과 함께 지난 8월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2분기 국내채권 거래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국민연금이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기관에겐 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데 따라선데요.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라임 사태와 관련해 이들 세 곳을 제재한 바 있습니다.
[앵커]
금융위 제재가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에게는 일부 업무 정지, 대신증권은 영업점 폐쇄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은 6개월 동안 사모펀드 신규 판매가 금지됐고 일부 특정금전신탁도 새로 계약을 맺을 수 없게 됐습니다.
금융위로부터 상대적으로 경징계를 받은 대신증권은 국민연금의 3개월 제외 조치 후 지난 3분기에 다시 거래증권사로 포함됐는데요.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은 1년간 제외 조치를 받아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타격이 큰데,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다시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라임 사태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용퇴로까지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 직후 자진 사퇴했습니다.
조 회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는데요.
조 회장이 회추위 직전까지 최종 면접 PT 준비에 열중했고 지주 내 부회장급 총괄직 신설을 비롯한 조직 개편안을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 외압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조 회장의 용퇴에 대해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밝히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앵커]
조용병 회장뿐만 아니라 신한투자증권 대표도 물러나게 됐다고요?
[기자]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도 각자대표 자리를 내려놓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김병철 전 대표가 라임 사태로 사퇴하면서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는데요.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 등 조직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용퇴로 세대교체론이 커지면서 연임이 무산됐는데요.
앞서 노조는 이 대표 취임 후 라임을 포함한 사모펀드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짚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신한투자증권은 누가 이끌게 되나요?
[기자]
김상태 글로벌·그룹 투자은행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게 되는데요.
당면 과제로 꼽히는 사모펀드 사태 마무리에 나섰습니다.
어제(27일) 이사회를 열어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했는데요.
다만 불완전판매는 아니란 입장인 만큼 사적 화해 형식를 택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개인투자자 측은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한 꼼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당장 일련의 사태로 흐트러진 내부 조직 분위기부터 추스려야 할 것 같아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임금피크제 소송이 제기됐는데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문제의식이 커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 협상에서도 주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창립 20주년인 올해를 근본적인 변화와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기존의 신한금융투자에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위해 오늘(28일) 김상태 사장의 전문 분야인 글로벌 투자은행 사업을 강화하고 빅테크와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ICT 그룹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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