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軍, 동부 요충지 크레미나 탈환 임박”...러시아는 헤르손 공세 격화

우크라이나가 동부 요충지로 꼽히는 루한스크주(州) 크레미나를 곧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성당에서 한 여성 신자가 성탄절 미사 도중 기도하고 있다. 정교회를 믿는 우크라이나는 세계표준인 그레고리력과 13일 차이가 나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기에 그동안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왔다. 하지만 반러정서가 강해지면서 12월 25일에 성탄 미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됐다. AP 통신은 우크라이나에서 성탄절을 앞당기는 것이 정치, 종교적으로 러시아와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러시아는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장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군은 6월 말 세베로도네츠크를 무너뜨리고 7월 초 리시찬스크까지 빼앗으면서 한때 루한스크주 전역을 손에 넣은 바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는 크레미나를 잃으면 전체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사수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장비를 들여오고 병력을 가다듬고 있다”며 크레미나 일부 지역 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밀려 남동쪽 루비즈네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영국 국방부 브리핑을 인용, 러시아군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바흐무트를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크레미나를 수복할 경우 루한스크주의 또 다른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에 대한 공세를 개시할 기회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바흐무트는 수개월째 양국 간 격전이 이어지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는 동북부 하르키우주와 남부 헤르손주에서의 대패를 만회하기 위해 도네츠크주 내 주요 도시로 향하는 길목인 바흐무트 공략에 공을 들여 왔다. 러시아는 이 지역 장악을 위해 러시아 민간 용병 회사인 와그너 그룹 소속 용병까지 대거 동원한 상태다.

가디언은 바흐무트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와그너 용병 2명이 “우리에게는 지금 포탄조차 없다”고 토로하며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비난하는 영상이 유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쟁이 시작된 지 10개월이 넘었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충돌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10월부터 우크라이나 내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집중 공격을 가하는 탓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엄동설한에 수백만 명이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키이우 시의 고위 관리인 페트로 펜텔레우는 “주민들이 겨울 내내 되풀이되는 돌발 정전을 겪어야 할 것”이라며 기술자들이 전력 시스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러시아군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에도 우크라이나가 지난 달 탈환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퍼부어 최소 10명이 숨진 바 있다. 헤르손에서는 러시아의 공세가 격화되면서 민간인들이 다시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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