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N] 연이어 사고친 코레일…나희승 사장 해임 두고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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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의 나희승 사장에겐 아마도 올해가 최악의 한 해였을 겁니다.
철도 탈선에 사망사고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조만간 나 사장의 해임 카드를 꺼내 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연이어 옷을 벗으면서 이른바 '찍어내기'가 아니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광윤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올해 코레일에서 발생한 사고,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탈선사고를 보면 지난 1월부터 서울발 부산행 KTX-산천 열차가 탈선해 승객 7명이 다쳤습니다.
7월에는 부산에서 서울 수서역으로 가던 SRT 열차가 탈선해 또 승객 7명이 다쳤습니다.
비록 SRT와 코레일은 별개지만 코레일이 선로관리와 관제를 담당하는 만큼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이죠. 이번엔 무궁화호 열차가 서울 영등포역에 들어오다 탈선해 승객 34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산재사망사고도 수두룩한데요.
지난 3월, 7월, 9월, 11월에 각각 1명씩 코레일 직원 총 4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열차나 역사 시설을 점검하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겁니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공공기관장 가운데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관련해 입건한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벌어진 상황만 놓고 보면 사장 자리를 지키는 것도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정부가 이번 주 나 사장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거란 얘기도 돌았는데요.
제출하더라도 내년 1월 중순은 지나야 한다는 게 국토부 관계자 설명입니다.
앞서 연이은 철도 사고와 관련해 국토부가 코레일 특별감사를 진행했는데요.
코레일에 한 달간 이의신청 기회를 주고, 이후 감사 결과가 확정돼야 해임을 건의하든 뭘 하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를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지난달 기자간담회): 이번 사장이 온 다음에는 사망사고가 수차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문책을 안 하고 넘어가고 있는 이 사태를 시정하고 국민들도 이것을 알아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 장관은 코레일 노조가 사장을 감싸면서 노사가 함께 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원 장관의 발언이 상당히 강경한데, 이미 해임 건의하기로 마음을 굳힌 걸로 봐도 되는 건가요?
[기자]
나 사장의 해임은 늦든 빠르든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꼭 이번 감사 결과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년 6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걸릴 수 있는데요.
낙제점인 E등급을 받거나 D등급 이하를 두 번 연속 받으면 기관장 해임 건의를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코레일은 이미 올해 발표된 2021년 경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는데요.
나 사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취임해 반년 정도 밖에 안 있었던 터라 일단 칼날을 피해 갔습니다.
다만 철도 사고는 물론이고 막대한 적자에 높은 부채비율까지 온갖 지적을 다 받았습니다.
어차피 내년에도 좋은 평가를 받긴 글렀다고 봐야 하는데요.
결국 나 사장은 해임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게 나 사장은 이렇게 계속 관련 사고가 터지는 데도 기관장으로서 손을 아예 놓고 있었던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당장 올 1월 탈선사고의 경우, 열차 바퀴가 파손된 게 원인이었는데요.
이후 같은 차종 바퀴를 전부 갈아 끼웠습니다.
최근 조사 결과도 바퀴 내구성이 당초 제작사에서 설명한 것보다 부실했던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코레일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는 셈입니다.
나 사장은 잇따른 사고에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들어보시죠.
[나희승 / 한국철도공사 사장(지난달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 이 자리를 빌려 사고로 국민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사고 위험에 대한 사전 차단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 뒤 불과 3일 만에 또 무궁화호 탈선까지 터지면서 그야말로 '삼진아웃'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정 기자, 이미 나 사장 말고도 국토부 산하기관장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물러났습니다.
이유는 제각각인데요.
LH 김현준 전 사장은 밑에 임직원이 출장 중 골프 치러 다닌 게 들통나 기강해이를 이유로 물러났습니다.
HUG 권형택 전 사장은 실장급에서 특정 건설사에 특혜를 준 일과 관련해 국토부가 감사를 벌이자 사의를 표했는데요.
도공 김진숙 전 사장도 회사 차원에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반대하다 국토부 감찰까지 받게 되자 물러났습니다.
이렇게 줄줄이 옷을 벗다 보니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표적 감사 아니냐, 사퇴압력을 넣었다"는 의혹 제기도 나왔는데요.
정부가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을 찍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나 사장 이전에도 임기를 다 채운 코레일 사장들은 없었다고 들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경우 임기가 2년 정도 남았는데요.
지난 2005년 출범 이후 임기 3년을 채운 코레일 사장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나 사장까지 물러나면 모두 10명째인데요.
정권 교체나 각종 사고, 경영실적 등에 따라 물러난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총선 출마를 이유로 물러난 경우도 일부 있긴 합니다.
하여튼 이번에도 이런 코레일의 사장 '징크스'는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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