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한국 육상에 희망을 밝혔다[종합결산]

윤은용 기자 2022. 12. 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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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왼쪽)이 지난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금메달리스트인 무타즈 에타 바심, 동메달리스트 안드리 프로첸코와 함께 국기를 뒤로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진 | AFP연합뉴스



2022년은 한국 육상에 큰 희망이 도래한 한 해였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이 보여준 희망의 도약은 한국 육상에 절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꿀 수 있게 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이진택이 1997년 세운 한국 기록 2m34를 24년 만에 경신하고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올해 시작부터 올림픽의 기세를 이어갔다.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넘어 자신이 작성한 한국 기록(2m35)을 1㎝ 경신한 우상혁은 3월에 열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34를 넘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는 우상혁이 최초였다. 자신이 우상으로 삼고 있는 스테판 홀름(스웨덴)으로부터 금메달을 수여 받은 우상혁은 이후 무대를 실외로 옮겨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첫 실외 대회였던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상혁은 2m33을 넘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카타르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 무타즈 에사 바심과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섰다.

하이라이트는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였다. 육상 선수들이 올림픽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이 대회에서 우상혁은 바심과 다시 한 번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2m3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딴 바심의 기록은 2m37이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우상혁은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3위를 기록한 김현섭을 넘어 실외육상선수권 한국 육상 사상 최고 순위를 작성했다. 우상혁은 8월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바심과 연장전 성격의 ‘점프 오프’를 치른 끝에 다시 2위에 오르는 등 바심의 라이벌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비록 8월 말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8위에 그쳐 시리즈 합계 순위 7위에 머무르며 상위 6명만이 출전하는 파이널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실내·실외대회별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월드 랭킹 부문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며 2022년 동안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았다. 세계육상연맹도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높이뛰기를 결산하며 “우상혁과 바심은 2022년 남자 높이뛰기의 최고 스타였다. 우상혁이 실내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바심이 실외 경기에서 현역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며 우상혁과 바심이 현재 가장 뛰어난 남자 높이뛰기 선수임을 인정했다.

우상혁은 이달 초 미국으로 넘어가 훈련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올해를 통해 ‘월드클래스’가 된 우상혁은 이제 보다 더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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