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의 2023 잠실 라이벌전은 ‘안방’에서 시작된다
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일단 두 팀 사령탑부터 달라졌다. LG는 염경엽 감독, 두산은 이승엽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아 2023시즌을 준비한다. 두 팀 리더십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전체 팀 분위기를 움직일 근원지와 다름 없는 안방에도 새 주인이 들어왔다. 어쩌면 ‘리모델링’에 들어간 두 팀의 안방은 잠실 라이벌전의 분위기를 바꿀 ‘키워드’다.
두산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NC로 보냈던 양의지를 4년 만에 다시 불러들였고, LG는 앞서 8년간 주전포수로 뛴 유강남을 롯데에 빼앗긴 대신 또 다른 FA 포수 박동원을 영입했다. 두산 주전포수이던 박세혁은 NC로 이적했다.
두 팀 모두 주전포수가 바뀌면서 1군 배터리코치도 동시에 교체됐다. LG는 국가대표 출신인 박경완을 배터리 코치로 영입해 새 시즌을 맞는다. 두산은 일본인 세리자와 유지 코치를 영입해 1군 안방 관리를 맡긴다.
2022년은 잠실구장에 불던 바람의 방향이 바뀐 시간이었다. LG가 두산을 10승6패로 앞서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상대 전적을 우세로 돌렸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두 팀 모두에 대변화가 일어나며 2023시즌 향방은 다시 예측이 어려워졌다.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는 앞서 잠실 라이벌전의 흐름을 만든 ‘빅네임’이기도 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팀의 주전으로 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LG와 맞대결에서 86승4무63패(0.577)로 앞섰다. 특히 양의지의 NC 이적 직전 시즌인 2018년에는 두산이 LG를 15승1패로 몰아붙였다. 공교롭게 두 팀의 전적은 2019년부터 백중세로 돌아섰다.
두 팀 주전포수의 교체는, 잠실에서 맞붙을 두 팀의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양의지는 두산의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의지는 KBO리그 현역 포수 가운데 볼배합이 가장 난해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연륜이 붙은 뒤 젊은 투수와 호흡을 맞출 때는 본인 색깔을 고집하는 대신 투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대선배 양의지의 미트를 보고 공을 던지고 싶어하는 이유다. LG로서는 올해 두산전에서 만났던 투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 시즌에 나섰다가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LG 안방의 볼배합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 유강남에서 박동원으로 주전포수가 바뀐 데다 현역 시절 예측불허의 볼배합으로 유명했던 박경완 코치의 색깔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팀도루 90개로 7위에 머문 데다 LG전 도루도 11개로 많지 않았던 두산의 LG전 도루수 변화도 관심사다. 일단 박동원은 올해 도루저지율 0.355를 기록해 유강남(0.173)보다 높았다. 두산으로서는 LG전에서 달리는 야구를 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두산 입장에서도 올해 양의지의 도루 저지율(0.422)이 박세혁(0.221)보다 높아 LG의 발을 묶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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