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30년만 복귀" 연극 '레드', 압도적 열연의 향연 [종합]

김나연 기자 2022. 12. 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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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김나연 기자]
배우 강승호, 정보석, 유동근, 연준석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23년 2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022.12.2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두 명이면 충분하다. 단 두 사람의 대화로 극을 구성하는 연극 '레드'는 노련함과 신선함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두 사람의 치열한 대화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28일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레드'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박명성 프로듀서, 김태훈 연출을 비롯해 배우 유동근, 정보석, 강승호, 연준석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마크 로크소'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화가 로스코의 생애를 훑기보다는 그의 중년 시절에 있었던 한 사건에 모티브를 둔다. 1958년, 뉴욕 씨그램 빌딩에 자리한 '포시즌스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은 마크 로스코가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사건에서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1982년 연극계에 입문하여 올해로 40년 차를 맞은 박명성 프로듀서는 "'레드'는 소극장 연극이지만, 작품이 가지고 있는 파워풀한 힘이 대단하다. 여섯번째 시즌인데 좋은 배우들이 '레드'와 함께 해서 이 작품의 퀄리티를 떨어트리지 않고, 유지해왔다는 게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초연 당시 조연출로 참여한 이후 두 번째 시즌부터 지금까지 '레드'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태훈은 "작품 자체가 가진 텍스트가 강렬함이 있다. 하시면서도 이 작품의 매력에 끌리실 만큼 텍스트가 가진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질에 충실하려고 한다. 작품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레드'를 할 때는 연극적으로, 극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접근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배우 유동근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23년 2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022.12.2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유동근, 정보석 배우가 마크 로스코를 강승호, 연준석 배우가 켄 역을 맡았다. 유동근은 '레드'로 30년 만에 무대로 복귀했다. 3주 정도 먼저 연습을 시작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는 그는 "첫 공연을 했는데도 아직 얼떨떨하다. 켄 배역을 맡은 두 배우와 같은 입장이다. 너무 오랜만에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정보석 씨가 공연할 때 보고 정보석 씨가 너무 멋있었고, 호기심을 가졌다. 이 작품이 참 대사가 좋다고 생각했고, 존 로건 작가의 대본을 보는데 굉장히 강하게 끌어당겼다. '레드' 출연을 제안받고 고민하다가 용기를 얻고, 그럼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로스코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상, 대본 자체가 연극이 아니라 하나의 고전 미술사 같은 느낌이었다. '레드'가 가지고 있는 산맥이 뭘지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을 가졌고 오늘날 이 시간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만에 무대에 서게 됐는데 첫 아이의 탄생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제가 의미 있게 선택한 작품이다. 뒤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을 보면 그림자처럼 움직였던 제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연극 배우들이 더 많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배우 정보석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23년 2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022.12.2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같은 배역으로 '레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정보석은 "'레드'는 짝사랑으로 끝나야 한다. 사랑을 이루려고 했을 때 큰 고통이 따르는 작품이다. 세 번째인데 하겠다고 하는 순간부터 후회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공연 끝날 때까지 후회하고, 아쉬워서 다음에 또 하자고 생각하면 안 해야지 하면서도 그 못 이룬 사랑 때문에 또 하게 되는데 하면서 또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헤어진 연인이 잘 살면 배아프고, 못 살면 가슴이 아프고, 같이 살자고 하면 골머리가 아픈 그 느낌이다. 같이 살아서는 안 되는 작품인데 좋은 점은 배우로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깨우치게 하는 작품이다. 굉장히 저를 자극시키는 좋은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석은 "치밀하고 치열한, 빈틈없는 로스코를 그리고 싶었다. 조금의 허점도 용서되지 않는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 첫 공연 때 힘들었을 때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고민을 찾아갈 수 없어서 괴로웠고, 교통사고가 나길 바랄 정도로 공연장 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첫 번째, 두 번째 공연과 연기 자체가 많이 달라진 건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나름대로 로스코의 고민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보석은 유동근의 연기에 대해 "오늘 연기하시는 걸 처음 봤는데 로스코를 객관화시키셨더라. 형님의 연기를 보고 '대단하다. 이런 로스코를 만드셨구나'라고 생각하며 '명불허전'이라고 느꼈다"고 감탄했다.

배우 연준석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23년 2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022.12.2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강승호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23년 2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022.12.2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켄 역할을 맡은 연준석은 "첫 공연 때 긴장을 많이 했고, 무대에 오르고 나서도 긴장이 해소가 안 됐다. 아직도 긴장하고 있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무대에 서려고 한다. 편하지는 않지만 잘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유동근, 정보석과 호흡에 대해서는 "워낙 선배님이시고, 어른이셔서 처음 뵙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두 분이 다른 스타일로 따뜻하셔서 선배님 같으실 때도 있고, 동료로서 풀어주실 때도 있다. 생각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연습했다"며 " 그런 분위기다 보니까 극 안의 내용에 대해 선생님들께서 생각하신 부분을 얘기해 주시면서 조금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강승호는 "연습 기간도 길고 해볼 수 있는 게 많아서 다른 작품들보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 공연 때 긴장이 많이 되더라.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관객들과 소통하는 지점이 많았다. 긴장감을 오히려 좋은 자극을 받으면서 가고 있는 것 같고, 남은 공연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레드'는 오는 12월 20일부터 2023년 2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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