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이재명 “하나회 만든 검찰, 이재명 죽여서 무능 가려지나”

윤승민·신주영 기자 2022. 12.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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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
윤 대통령엔 “고스톱서 딴 돈처럼
‘내 마음대로 하면 그만이다’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 연설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광주에서 “검찰이 하나회를 만들어 사회 요직을 다 차지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가려지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 지역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표를 소환조사하려던 검찰은 다음달 10~12일 출석을 이 대표에게 제안했고, 이 대표는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한 날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6일 광주 일정 등을 이유로 이날 소환에는 응하지 않지만 향후 조사 방식 및 시기를 조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숨쉬기 점점 어려워지는 퇴행의 시대”라며 “내 편은 있는 죄도 덮고, 미운 놈은 없는 죄도 만들어 탈탈 털어 먼지를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제거하겠다는 것이 국민이 맡긴 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자의 합당한 태도냐”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이재명을 지키지 말고 나라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여러분 스스로를 지키고 우리의 이웃과 가족을 지키자. 함께 싸워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하나다. 우리는 하나로 뭉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마치 고스톱을 쳐서 딴 돈처럼 ‘내 마음대로 하면 그만이다, 국민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식으로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남 무안군에서 연 국민보고회에서 “나라가 나를 고발하지 않을까, 압수수색하지 않을까, 잡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게 정상이냐”며 “검사 60~70명, 수사관까지 하면 200~300명이 저를 잡아보겠다고 다른 사건을 다 팽개치고 매달려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치검찰의 유례없는 야당파괴, 정적제거 수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서는 먼지털이식 수사로 겁박하고, 이명박 적폐세력,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들에게는 사면권을 남용해 모조리 면죄부를 부여했다”며 “이것이 대통령의 법치이며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출석하지 않은 이 대표에게 다음달 10~12일을 새 출석일로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하며, 일정을 조율 중이냐는 질문에 “네. 출석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시면 된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에 있는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자택을 찾았다. 이 대표는 양 할머니를 만나 일본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한국 정부 방침에 대해 “피해자를 모욕하는 것 같다”며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고 ‘사과하라, 책임져라’라고 하는데 (제3자가) ‘내가 돈 줄게’라는 것과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양 할머니는 “그 사람들에게 사죄받고 싶다. 잘못한 사람에게 사죄받아야 편하지 우리 같은 동지끼리 내가 받으면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양 할머니께서 (정부 방침에) 매우 분개를 하신다. 한국 기업들이 왜 배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험한 말씀까지 하셨다”며 “양 할머니에 대한 (정부의) 인권상 시상, 국가 훈장 수여가 미뤄진 것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에 대해 “광주 5·18 북한군 개입 가능성을 운운했던 사람이 진실화해위원장에 올라가 있는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것 역시 국민을 모욕하는, 광주를 모욕하는 행위다. 이 인사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광주 |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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