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배당락일 맞아 급락···“투자자의 진짜 고민은 배당 이후”

최희진 기자 2022. 12.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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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각 사 제공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은행주가 배당락일을 맞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장 하락 폭도 컸지만,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거리다.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은행의 이익 성장이 둔화하면 주가 상승의 동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전장 대비 9.23% 급락한 1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장 대비 6.95% 내린 4만2150원, 신한지주도 전장 대비 4.52% 하락한 3만5900원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이 그나마 선방해 전장 대비 3.98% 하락한 4만9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은행주의 배당수익률이 5~6%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당락이 발생한 이날 은행주 주가는 배당수익률에 상당하는 수준만큼 하락했다. 배당 가능성이 낮은 카카오뱅크도 다른 은행주가 급락한 영향으로 동반 하락해, 전장 대비 2.91% 내린 2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들어 배당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은행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은행주는 전체 시장 대비 좋은 성적을 올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은행주는 11월 중순부터 코스피를 초과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약 6주간 11.6%포인트를 초과 상승했다”고 말했다.

연말 배당 시즌이 지나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내년 은행주의 성장 가능성을 향하고 있다. 전망은 밝지 않다.

높은 금리 수준이 내년에도 유지되면 가계대출 수요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수출 및 소비 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증가할 수 있다. 은행이 떠안아야 할 부실 위험이 커진다.

증권가에선 내년 은행의 순이자마진 증가세가 둔화하고, 대손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진짜 고민은 배당락 이후다. 내년 은행업황이 절대 녹록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 연구위원은 “순이자마진이 내년 상반기 중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고, 가계대출 성장률의 둔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익이 줄어드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적 모멘텀은 크지 않은 해가 될 공산이 크다”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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