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위스키' 글렌알라키…"3배 긴 숙성 기간이 비결이죠"
싱글몰트 위스키 성장에 오픈런 위스키로 부상
양 보다는 질…양질 '캐스크' 확보 과감한 투자
"한국은 아시아 위스키 시장의 '심장'"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양질의 캐스크(위스키를 숙성하는 나무통)에 대한 투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위스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글렌알라키(GlenAllachie)’ 증류소만의 비법이죠.”
2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진행 중인 메타베브코리아의 ‘월드 위스키 공항 팝업’ 현장에서 만난 로난 커리는 “위스키 품질을 우선하는 증류소 경영 철학 아래 긴 미래를 보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는 글렌알라키 글로벌 판매 총괄로 뛰어난 후각과 미각을 인정받아 증류소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이다.
스코틀랜드 중심부에 위치한 글렌알라키는 아일랜드어(게일어)로 ‘바위의 계곡’이란 의미를 담은 증류소다. 지난 1967년 처음 설립 당시에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주로 생산했지만 2017년 빌리워커가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싱글몰트를 생산하는 스페이사이드 지역 대표 증류소가 됐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최근 몇년 새 위스키 마니아들이 줄을 서 구매할 정도로 열광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메타베브코리아가 독점 수입·유통한다.
이어 그는 “빌리워커는 ‘좋은 위스키를 만드는 데는 지름길이 없다’며 충분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함을 늘 강조한다”며 “절대로 완벽하지 않은 위스키를 섣불리 시장에 출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렌알라키는 16곳의 숙성 창고에 5만개가 넘는 캐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발효 시간은 약 160시간으로 업계 표준(48시간) 대비 약 3배 가까이 길다. 7시간 증류를 통해 정교한 원액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연간 생산량은 약 75만ℓ로 일반 대형 증류소 생산량(2000만ℓ)의 약 25분의 1 수준이다. 매우 적은 양이지만 ‘양 보다는 질’이라는 철학에 입각해 고품질의 제품을 내놓면서 위스키 애호가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다.
커리는 “아무리 좋지 않은 원액이라도 좋은 캐스크에 담아 숙성하면 술의 풍미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좋은 술은 좋은 캐스크에 담아야 한다”며 “우린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 숙성을 독촉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위스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꾸준히 다양한 고품질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게 글렌알라키의 자부심이다.
커리는 “전반적으로 위스키가 소비자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즐길 수 있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와 시장이 커진 것 같다”며 “과거 한국을 방문해 자두 맛 소주를 마셔봤는데 글렌알라키의 셰리(캐스크의 한 종류)에서 숙성한 느낌이 떠올랐고 미국 버번 위스키에서도 스카치 위스키의 특징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기존에 경험한 익숙함과 글렌알라키만의 특징을 연결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해 글렌알라키는 빌리워커의 위스키 업계 종사 50주년을 기념해 ‘과거-현재-미래’ 등 3종류 위스키 에디션을 출시했다. 패스트는 100%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한 제품이다. 현재는 일본의 오크 원목 미즈나라를 활용해 빌리워커의 실험정신을 담았다. 특히 이번에 새로 출시한 퓨처 에디션은 글렌알라키 증류소 최초의 피티드 위스키로 일반 피티드 위스키처럼 해안가가 아닌 스코틀랜드 내륙의 짙은 풀향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글렌알라키는 한국을 필두로 향후 아시아 시장으로 더 뻗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메타베브코리아와 협력해 글렌알라키 8년 한국 한정판을 내놓으며 한국 소비자들에 보답했다. 다만 빠른 성장보다는 안정적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목표다.
커리는 “한국에서 수요가 많이 늘고 있지만 이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싶지는 않다”며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위스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인도 시장까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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