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등 LCC 되기 위해 A330-300 도입… 23일 인천~호주 장거리 첫발”

변종국 기자 2022. 12.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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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위해선 ‘대형기 도입’이라는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22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본사에서 만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중장거리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A330-300 도입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저비용항공사(LCC) 중에 티웨이가 3등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걸 깨고 선두로 나가기 위해서 중대형기를 도입해 지각 변동을 일으켜보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 티웨이항공 제공
● 도약을 위한 승부수 ‘A330-300’‘

티웨이항공은 올해 초 A330-300항공기를 도입했다. 항속거리 약 1만 ㎞의 대형기로 싱가포르를 넘어 호주, 동유럽을 충분히 갈 수 있는 중장거리용 항공기다. 국내 LCC들의 주력 기종인 B737과 A321, A320 항공기들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정도까지만 날 수 있다. 단거리 노선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LCC들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있다.
티웨이항공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카드’가 필요했고, 과감하게 대형기 도입을 선택한 것이다.

티웨이항공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한 편으로 기회였다. 경쟁자들이 긴축 경영을 할 때 티웨이항공은 오히려 A330 도입을 서둘렀다. 정 대표는 “A330 도입은 3~4년 전부터 고민했는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A330의 리스료가 매우 저렴해졌다. 매력적인 가격으로 내려갔고, 그 순간이 도입 적기라고 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항공기 리스료가 저렴해진 것을 역으로 이용해 위기의 순간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것이다.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동아일보 DB
A330 계열의 대표 모델은 A330-300과 A330-200 항공기다. 티웨이항공은 경제성을 볼 때 A330-300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정 대표는 “사실 A330-300이냐 200이냐를 두고 매우 망설였다. 그런데 A330-200은 좌석 수가 270석 정도였고, 화물을 싣는 공간도 크지 않았다. 반면 300은 좌석 수가 347석이었다”며 “노선별 경제성을 따져본 결과 A330-300이 훨씬 좋다고 봤다. 세계 시장에서도 300이 더 인기가 많았고, 도입 비용도 200과 300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은 대형항공사들과는 다르게 기내 좌석에 달린 모니터(AVOD)를 없앴고, 경량화된 시트를 적용했다. 더 가벼워진 만큼 연료 효율성도 높아졌다. 모니터가 없는 대신 승객들에게 저렴한 운임 제공이 가능해졌다. 특히 자체 분석 결과 항공기 무게가 훨씬 가벼워지면서 로마와 이스탄불, 파리까지도 갈 수 있는 항속거리가 나온다는 게 티웨이항공의 설명이다.
● 12월 23일 인천~호주 노선 취항

티웨이항공은 23일 인천~호주 노선에 정식 취항하면서 A330-300을 투입했다. 싱가포르와 방콕에 A330-300을 투입한 바 있지만, 비행시간이 10시간 넘는 장거리 노선 운항에는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호주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호주의 콴타스 항공과 젯스타 등도 취항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노선이다. 신생 취항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콴타스, 아시아나항공 등의 견제와 그들이 구축해 놓은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을 이겨내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호주의 로컬 항공사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호주의 버진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와 노선 협력을 할 계획이다. 호주 내에 있는 LCC들과 협력해 노선 네트워크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기존 대형 항공사들보다 운임을 저렴하게 하면서 주 4회 운항한다고 하니 호주 교민들과 유학생 등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시드니를 티웨이항공으로 가고, 시드니에서 호주 다른 도시 및 호주 인근 국가로의 여행은 호주 로컬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드니의 경우엔 직항 노선과 이원 노선(시드니를 거쳐 가는 노선) 수요 비율이 65:35 정도라고 한다. 직항과 이원 수요를 적절하게 흡수한다면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티웨이항공은 12월 23일 인천~호주 시드니 노선에 취항했다. 주 4회 운항 예정이다.
● 2023년 티웨이항공 구독 서비스 오픈

특히 티웨이항공은 2023년 상반기(1~6월) 중 티웨이 멤버십을 운영할 계획이다. 일종의 구독 멤버십으로, 1년 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항공권 제공과 각종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구독비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확실한 충성 고객층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티웨이항공은 멤버십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운항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와 서비스도 모두 마쳤다. 최근 A330의 스페어 엔진(예비 엔진)을 추가로 구입했다. 엔진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다. 정 대표는 “롤스로이스 엔진을 쓰는데, 롤스로이스 측과 토탈 케어 어그리먼트라는 계약을 맺었다.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요즘 고객들은 제공되는 기내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보지 않고, 본인들이 전자기기에 콘텐츠를 담아온다. 이런 고객 트렌드에 맞춰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소개했다.

시드니 노선에 투입되는 티웨이항공 A330-300은 165도로 누울 수 있는 프리미엄 플랫베드 좌석의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 12석과 앞뒤 좌석 간격 32인치로 넉넉한 레그룸을 확보한 이코노미 클래스 335석 등 총 347석으로 구성돼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은 내년 하반기(7~12월) A330-300 항공기를 2대 더 들여올 예정이다. 항공기가 추가되는 만큼 승무원이 필요하다. 운항승무원은 선제적으로 올해 30여 명을 채용했다. 내년에는 객실 승무원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티웨이항공은 약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도(약 8000억 원)의 65% 수준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자금 경색이 심해서 매우 힘들었다. 유상증자와 금융권 등의 도움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9월부터는 여행 수요가 풀리면서 현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의 매출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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