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첫해 암 환자 1만명 줄었다···이유가 뭘까

민서영 기자 2022. 12. 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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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검사 자체가 줄어든 영향
“검진 늦어지면 병 진행 뒤 발견”
게티이미지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에 암 환자가 전년 대비 1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좋은 신호는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암 진단검사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검진이 늦으면 암이 더 진행된 뒤에 발견될 수도 있다. 다행히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꾸준히 늘어 70%를 넘어섰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국가암등록 통계사업을 통해 수집한 2020년 국가 암등록통계와 2014~2018년 지역별 암 발생 통계를 28일 발표했다. 암등록통계는 2년 전의 암 발생률·생존율·유병률을 매년 산출하고, 지역별 암 발생 통계는 5년 주기로 발표한다.

2020년 신규 발생 암 환자 수는 24만7952명으로 2019년(25만7170명)보다 9218명(3.6%) 감소했다. 남성이 13만618명, 여성이 11만7334명이었다. 2017년부터 매년 증가하다가 2020년엔 대폭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연령 표준화 발생률도 482.9명으로 전년 대비 32.2명(6.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암 검진 자체가 줄어들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가입자의 암 검진 수검율은 2019년 55.8%에서 2020년 49.6%로 6.2%포인트 감소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의료 이용이 감소하며 진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늦게 검진을 받으면 병이 진행된 뒤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암 환자 추이를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생 빈도가 잦은 상위 10개 암 중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췌장암과 담낭·기타담도암은 증가했다. 우리 국민이 기대 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조사됐다.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180명)이었고, 이어 폐암(2만8949명), 대장암(2만7877명), 위암(2만6662명), 유방암(2만4923명), 전립선암(1만6815명), 간암(1만5152명) 순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위암 발생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 내시경 검사 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성 암 발생 순위는 폐암-위암-전립선암-대장암-간암-갑상선암 순, 여성은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폐암-췌장암 순이었다.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6대 암의 추세를 살펴보면, 폐암과 유방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추세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한국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6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0.9명보다 낮게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6~2020)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5%로 1993년부터 계속 상승세다. 10년 전 진단 환자의 생존율(65.5%)과 비교하면 6%포인트 높아졌다.

2020년 암 유병자(1999년 이후 확진받아 2021년 1월1일 기준 치료 또는 완치)는 약 228만명으로, 전년(약 215만명)보다 약 13만명 증가했다. 전체 국민 중 4.4% 수준으로 23명당 1명 꼴로 암 유병자인 셈이다. 암 진단 후 5년 넘게 생존한 암 환자는 전체 암 유병자의 60.1%인 약 137만명으로, 전년(127만명)보다 약 10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보면, 발생률은 부산(10만명당 525.9명)이 가장 높았고 제주(480.5명)가 가장 낮았다. 암 발생의 지역간 격차는 54.6명으로 5년전(2009∼2013년)보다 26.6명 감소했다. 이전 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지역별 격차가 줄어든 것은 그간 국가암관리 사업의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복지부는 평가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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