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악플러 '유죄' 인정...대법원 "'국민호텔녀' 성적 비하·모멸적" [종합]

[OSEN=연휘선 기자] 가수 겸 배우 수지가 고소한 악플러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5년 10월과 12월 포털사이트에서 수지에 관한 온라인 뉴스들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 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수지를 왜 B한테 붙임? 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들을 남겼다. 이에 수지의 당시 소속사였던 JYP엔터테인먼트가 악플러들을 고소하는 과정에서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 A씨는 댓글 내용이 연예기획사의 상업성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며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표현한 것이고, 인터넷상에서 허용하는 수위를 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표현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1심 결과가 번복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연예인과 같이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는 비연예인과 같은 기준을 늘 적용할 수 없다"라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가 A씨가 악플을 게재한 것으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11월에 치러진 바. 악플을 달고도 2년 만에 '무죄'가 내려진 판결이 대중과 연예계 일각에 충격을 남겼다. 

그로부터 다시 5년 만에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상황.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모욕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법원은 악플 내용에 대해 표현의 자유 영역을 세부적으로 나눠서 봤다. 먼저 '거품', '영화폭망', '퇴물' 등은 연예기획사의 홍보방식이나 영화 실적 등에 대한 비판으로 다소 거칠지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은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한 것"이며 "수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도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연예인을 향한 악플과 모욕적인 언사를 처벌하는 유의미한 법적인 판결이 나와 시선을 모으고 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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