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락장에 고덕서 24억 신고가...믿을 건 대형 아파트? [매부리TV]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2. 12. 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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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의 인터뷰] 부동산 하락장이 가팔라지며 아파트 거래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 간간히 체결되는 거래는 이전대비 몇 억씩 값을 내린 급매물 뿐입니다.

그런데 서울 강동구 고덕에서 기존 대비 6억원이나 높은 가격으로 얼마전 계약서가 오갔습니다.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133㎡ 평형이 주인공입니다.

서울에 많지 않은 대형 평형이라 직전 거래를 찾으려면 3년여 전인 2019년 8월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이 당시 이 평형은 18억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지독한 하락장을 맞아 3년 4개월만에 기존 대비 6억원 높게 거래가 성사된 것입니다. 고덕그라시움 다른 평형 거래를 보면 이번 거래가 얼마나 이례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59㎡ 매물은 저층의 경우 9억5000만원에 호가가 나와있습니다. 사실상 시세 10억원 선이 무너진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20억원이 찍혔던 전용면적 84㎡ 시세는 호가 기준으로 낮게는 12억5000만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물론 5000가구에 달하는 고덕그라시움 특성상 단지 내 위치와 층과 향에 따라 시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용 59㎡와 84㎡등 중형 평형 시세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만약 전용 84㎡ 계약이 실제 12억5000만원에 체결된다면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시세의 시계는 지난 2019년 7월쯤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3년 전으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전용 59㎡ 시세가 10억 밑이었던 시기 역시 2019년 중반입니다.

이달 거래된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133㎡ 거래가 2019년 8월에 찍혔던 18억원 근처였다면 시장은 이를 납득하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다른 평형 시세가 다 그때즈음으로 회귀했기 때문에 18억원이란 거래가격을 합리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그보다 무려 6억원이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어떤 판단을 내렸을지 모르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걸 사서 들고 있으면 더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큰 집이 필요했다면 하락장에 굳이 매수 계약서를 쓰기보다는 전세 계약을 맺는게 훨씬 안전한 선택일테니까요.

일각에서는 서울 아파트 ‘대형 프리미엄’이 한 몫 했을거라 판단합니다. 전체 4932가구 대단지인 고덕그라시움에서 전용 133㎡짜리 매물은 고작 9가구에 불과합니다. 이 위로는 전용 143㎡이 1가구, 175㎡가 각각 4가구씩 있습니다.

2019년 9월 준공한 고덕그라시움은 부동산 침체가 한창이던 2010년 중반 이후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며 탄생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대형 아파트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울 아파트의 ‘시대정신’은 소형으로 바뀌었고 공급하는 아파트 대다수가 중소형 평형이었습니다. 대형은 찬밥 신세를 받으며 아무도 지으려하지 않았습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이 매부리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안 대형 아파트는 희소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넓은 집’에 대한 가치를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이 “언젠가 부동산 시장 바닥이 오면 대형 아파트에 투자해라”고 권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깊습니다. 이 소장은 “다음 상승 사이클에서는 흔한 소형이 배척받고 귀한 대형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다만 이 소장은 “당분간은 아파트를 살 시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누군지 모르는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133㎡ 매수자는 ‘지금 사도 물리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내리고 과감히 24억원을 베팅한 것입니다.

이현철
물론 이 매수자의 판단이 맞을지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습니다. 혹독한 하락장에서 전 거래액 대비 6억원이나 높게 쓴 배짱도 보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서울 시내 대형 아파트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까요. 매부리TV와 함께 진단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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