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여행 빗장’ 풀자 경계심 높이는 주변국들
중국이 3년 만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국경 개방을 공식화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잠잠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맞는 주변국들은 반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당장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내년 1월8일부터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국경을 본격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은 “출입국 관리 정책과 조치를 최적화할 예정”이라며 “여기엔 중국인들의 관광과 해외 친구 방문 목적의 일반여권 신청 접수 및 승인 재개 등이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재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국가이민관리국은 그러면서 중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비자 신청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외국인의 관광 목적 입국 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하고, 자국민에 대해서도 단순 관광이나 해외 친구 방문 목적의 일반여권 발급을 제한해왔다.
정부의 정책 변경에 억눌렸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는 폭증하는 모양새다. 중국 여행 서비스 플랫폼 기업 ‘퉁청’에 따르면 방역 당국의 발표 이후 해외 항공편에 대한 실시간 검색량은 850% 증가했고, 비자 검색은 1000% 증가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도 당국의 발표 직후 30분 만에 해외 여행지를 찾는 검색량이 10배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마카오, 홍콩, 일본, 태국, 한국 등을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여행을 얼마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관련 통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하자 감염 확산을 우려한 국가들이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은 30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 임시 비상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중국 본토를 비롯해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여객기가 홋카이도·후쿠오카·오키나와 등 유명 관광지에 있는 국제공항을 쓰지 못하도록 하면서 사실상 유명 관광지에 대한 중국발 여행객의 접근을 막았다.
인도와 말레이시아도 발 빠른 조치에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말레이시아는 감염 추적과 감시 조치를 강화하는 등 방역 수위를 높였다. 방글라데시도 중국발 여행객을 겨냥해 방역 정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27일 각료회의에서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것을 지시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한 국가 특히 중국에서 오는 승객들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다음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중국발 입국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것이라 밝혔고, 필리핀은 중국에서 온 입국객들의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은 중국이 해외여행 빗장을 풀자 내년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2000만명에서 2500만명으로 상향했다. 특히 1월 춘절 연휴에만 약 50만명이 태국으로 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 때문에 태국 내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어서 의료 부문에서 우려가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도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방역 정책을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세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중보건 전문가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협의해 새로운 예방조치를 적용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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