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누리호·다누리 성공에도 인건비 예산 증액 고작 ‘5억원’… 항우연, 처우 여전히 열악해

송복규 기자 2022. 12.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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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연연구기관 중 임금이 낮은 것으로 분류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대한 처우 개선이 미진한 상태로 마무리됐다.

28일 항우연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에 따르면 내년 항우연 인건비 수권예산 상한선은 5억원 증액됐다.

애초 항우연 측에서 요구한 인건비 수권 상한선 증액분은 64억원이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과정에서 조정을 거치다 5억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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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권 증액 요구 64억원… 1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사실상 수권예산 증액 무산… 항우연, 출연연 중 임금 수준 하위권
“처우 개선 없으면, 젊은 연구원 안 들어와”
지난 7월 5일 항우연 직원들이 발사를 위해 떠나는 다누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출연연구기관 중 임금이 낮은 것으로 분류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대한 처우 개선이 미진한 상태로 마무리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 탐사선 다누리의 성공을 이끌며 한국 우주 개발에 한 획을 그었지만, 처우는 내년에도 열악할 것으로 보여 내부에서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항우연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에 따르면 내년 항우연 인건비 수권예산 상한선은 5억원 증액됐다. 애초 항우연 측에서 요구한 인건비 수권 상한선 증액분은 64억원이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과정에서 조정을 거치다 5억원으로 결정됐다. 요구안보다 1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수권예산은 연구과제 수주액과 정부출연금을 포함한 출연연 예산을 의미한다. 연구과제를 통해 인건비를 충분히 확보해도 수권예산 상한이 낮으면 연구진에 돌아가는 임금에 제한이 있다.

항우연 노조는 그동안 인건비 수권예산 상한선이 낮아 연구진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 관련 기관이 올해 8월 항우연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항우연의 요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항우연의 내년 인건비 수권예산 상한선은 947억5000만원으로, 올해(922억원)보다 2.7% 올랐다. 하지만 신규연구원 증원분이 반영된 영향으로 자연 인상분이 20억5000만원을 차지했고, 처우 개선을 위한 인건비 수권예산 인상분은 5억원에 그쳤다.

항우연 관계자는 “인건비 수권예산은 연구원 직원 충원과 공공기관 임금 인상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며 “자연 인상분 이외에 늘어난 인건비 수권은 5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당초 항우연 측에서 요구한 인건비 수권예산 64억원 인상안은 출연연 사이 형평성을 고려해 조정됐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국회 예결위 과정에서 특정 출연연만 수권예산 상한선을 높여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조정 과정을 통해 인건비는 5억원만 상한선을 높이는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말했다.

항우연 직원들은 당초 요구했던 수권예산 상한선 증액분보다 훨씬 낮아진 인건비 예산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항우연의 임금 수준은 과기부 산하 25개 출연연 중 21~22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항우연 직원의 초임 연봉은 평균 3825만원이다.

특히 최근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 내홍까지 겪고 있어 항우연 직원들의 사기가 더욱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명호 항우연 노조위원장은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젊은 연구원들이 항우연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행 과제도 점점 많아지는데 25개 출연연 중에서도 처우가 낮은 수준이라 젊은 연구원 사이에서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내부 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권이라도 오르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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