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비판하면 죽는다? 러 재벌, 인도 여행 중 '의문사'

김천 기자 2022. 12. 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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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안토프. [사진=트위터 '@olex_scherba']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던 러시아 최대 육류 가공업체 소유주가 인도에서 숨졌습니다.

현지시간 27일 CNN과 BBC는 러시아 재벌 출신인 블라디미르 지역의회 의원 파벨 안토프가 지난 24일 인도 오디샤주 라야가다 한 호텔 3층 창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프의 사망은 이번 여행에 함께한 친구 블라디미르 부다노프가 지난 22일 같은 호텔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지 이틀 만에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안토프가 친구의 죽음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러시아 대사관과 연락이 닿아 후속 절차가 이뤄졌다며 두 사람의 시신에 대한 화장이 허가됐다고 전했습니다.

안토프는 소시지 등 육가공 업체인 블라디미르 스탠더드를 설립한 인물입니다. 포브스 러시아에 따르면 안토프의 자산은 2019년 기준 99억 7천만 루블(약 1788억원)입니다.

인도 콜카타 주재 러시아 총영사인 알렉세이 이담킨은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에 "두 명의 러시아인이 숨진 것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토프는 지난 6월 왓츠앱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고 안토프는 다른 사람이 글을 올렸다고 해명하며 "나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이고 애국자"라고 했습니다.

라빌 마가노프 루크오일 회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안토프의 죽음으로 올해 들어 최소 12명 이상의 러시아 유명 사업가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습니다.

지난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 한 병원 창문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당시 타스 통신은 경찰을 인용해 "마가노프 회장은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면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마가노프 회장이 이끄는 루크오일은 지난 3월 3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사건에 우려를 표한다"며 "무력 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선박회사 아스트라시핑 최고경영자(CEO)인 유리 보로노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수영장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4월에는 가스프롬뱅크의 부회장인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가 모스크바 한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출신 석유 재벌 미하일 왓포드와 가스프롬 임원 알렉산드로 튤라코프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숨졌습니다.

지금까지 숨진 이들은 주로 에너지 회사와 관련이 있거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과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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