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노리고 샀는데…77% 손실에 비틀거리는 두나무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2. 12.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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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株 거래금액 시총 반토막
IPO열기 식자 ‘대어’ 주가 급락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찾아다녔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비상장주식 시장의 시가총액, 거래대금은 반 토막이 났고 주가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축소에 급락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가 제도화한 장외 시장(K-OTC)에 따르면 올해 K-OTC 시장의 시가총액(27일 기준)은 17조880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 시가총액(31조4933억원)에서 약 43%가량 급감한 것이다. 돈도 말라가는 중이다. 올해 K-OTC 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8599억원으로 1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20년(1조2765억원), 2021년(1조3982억원) 대비 거래액이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상장주식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이달 28일 기준 K-OTC 시장의 가중주가평균은 3969원으로 4000원대마저 깨졌다. 장외 시장인 K-OTC는 종가 개념을 쓰지 않고 하루 동안 전체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가중평균주가를 기준가로 활용한다. 올해 초 가중주가평균이 8029원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주가도 평균적으로 50%가량 떨어진 셈이다.

국내 비상장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인 종목들의 주가도 올해 들어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주가는 연초 대비 77% 급락했다. 인터넷은행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73% 떨어졌다. 그 밖에 야놀자, 케이뱅크도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55%, 49% 하락했다.

지난 2020~2021년 유동성 장세 땐 코스피·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대어’를 노린 자금들이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새내기 종목들의 주가가 상장 초기 급등하고 청약 열기도 거세 물량 확보가 쉽지 않자 예비 기업공개(IPO)주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코스피, 코스닥이 각각 최대 28%, 37% 하락하는 등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곤 IPO주들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하반기 상장한 대어급으로 분류된 쏘카 또한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19%가량 밑도는 상황이다. 올해 마지막 IPO주인 바이오노트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반값 상장’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어로 주목받은 기업들이 상장 연기 또는 철회에 나선 건 사업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어렵고 흥행 여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며 “신규 상장 기업은 대체로 성장 산업에 속하고 자금 조달 수요가 높기 때문에 기존 기업보다 긴축에 더욱 취약하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공격적인 비상장주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 주가 하락 폭이 크다고 매수를 결정하기보다 기업가치, 경영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위 ‘작전주’만 찾아다니기보다는 미래 기업가치를 우수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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