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리 치솟자 결국 중금리대출 상한 올린다

조달금리 인상분 반영해 금리 상한 결정
상호금융·저축은행 상한한도까지 금리 인상

금융위원회 내부./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현실화한다. 금융사들은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치솟자 중금리대출 취급을 줄이는 대신 높은 금리에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이 유명무실해지자 금융당국은 조달금리 인상 폭만큼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조정해 중·저신용자의 금리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에 대해 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공급하고 금리 단층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로 2016년부터 운영됐다. 신용 하위 50% 차주에게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을 실행하는 금융사는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적용되는 중금리대출 상한을 조달금리 인상 폭만큼 조정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달금리 변동 폭만큼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업권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상호금융의 경우 9.01%에서 10.5%로 1.49%포인트(p) 오른다. 카드는 11.29%에서 11.88%로 0.59%포인트, 캐피탈은 14.45%에서 14.99%로 54%포인트 인상된다. 저축은행은 16.3%에서 17.5%로 1.2%포인트 금리 상한이 상승된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경우 금융위에서 설정해놓은 최대 금리 상한 한도까지 금리 상한이 인상되는 것이다. 금리 상한 한도는 상호금융은 10.5%, 카드 13.0%, 캐피탈 15.5%, 저축은행 17.5%다.

그래픽=손민균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결정하는 조달금리는 상호금융·저축은행의 경우 금리변경 시점의 전전월 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분의 가중평균금리로 계산한다. 카드·캐피탈의 조달금리는 금리변경 시점의 전분기 총 차입 잔액에 대한 조달금리와 전전월말 신규 여전채 발행금리의 가중 평균이다. 단, 금융위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라 민간중금리 대출 금리상한이 지나치게 상승하지 않도록 민간중금리 대출 금리상한 한도를 상호금융과 카드 업권은 +2%포인트, 캐피탈, 저축은행 업권은 +1.5%포인트로 설정했다.

금융위의 금리 상한 조정은 최근 금융사의 중금리 대출 축소에 따른 조처다. 금융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게 되면 손해가 커지게 되자, 대신 중·저신용자에 대해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거나 중금리대출 자체를 줄였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은 금리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2금융권에서 중·저신용자가 보다 낮은 중금리대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중금리대출 제도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 것이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2금융권에서는 조달금리 상승분을 중금리대출로 일정 반영할 수 있게 되며 당장의 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에 조달금리 상승분이 반영된 것을 다행”이라면서도 “상승분이 중금리대출 금리에 오롯이 반영되는 건 아니어서 자체적으로 금융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흡수하는 부분은 있을 것”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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