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보증금 300억 가로채…전세사기 일당 8명 검거

118명 상대로 312억원 편취

경찰이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깡통전세 빌라 413채를 이용해 312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을 검거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찰이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깡통전세 빌라 413채를 이용해 312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을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임대사업자 A씨 등 8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주범인 A씨는 전날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413채 빌라를 소유하며 임차인 118명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31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소유한 빌라는 일명 '깡통전세'로 확인되나 피해 진술 확보가 가능한 피해자 118명에 한해 입건해 수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8년 6월쯤 한 사업체를 설립하고 직원들을 모집한 뒤 임대차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신축빌라를 타겟으로 이른바 '동시진행'이 가능한 매물들을 물색해 범행을 저질렀다.

'동시진행'은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임차인이 지급하는 보증금을 매매대금으로 이용하고자 우선 임대차계약하고, 동시에 매매를 진행해 매도인이 보증금을 입금받으면 매수인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신축매물 물색, 임차인 모집, 계약서류 정리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무자본으로 신축빌라를 매입했으며, 건축주·분양대행업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수수해 총 35억원 상당 수익을 얻었다.

경찰은 이들이 △전세금만을 이용해 신축빌라를 매입한다는 사실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거나 오히려 높다는 사실 △건축주에게 리베이트를 수수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관계법령상 30세대 미만 건축물은 준공일 이전 매매계약한 경우 거래계약 신고대상이 아닌 점을 이용해 매매일자를 준공일 이전으로 소급 작성해 임차인들이 건물 매매가액을 알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했다.

고액 리베이트 수수 조건으로 분양이 잘되지 않는 미분양상태 위법 건축물이나 미분양 기간이 1년 이상 지난 악성 물량도 무더기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업자와 분양대행업자 공범 여부도 수사를 진행하고, 해당 사건 외에 진행 중인 전세사기 사건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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