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하키미, 손흥민...'포포투 선정' 2022년 영웅과 악당
[포포투=한유철]
때때로 불확실한 결과를 가져오는 축구엔 영웅과 악당이 존재한다. 승자와 패자, 승리의 일등 공신과 패배의 원흉도 있다. 존경을 받아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기도 한다.
2022년 축구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적어도 운동 선수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한 12개월 동안 새로운 영웅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 여자 유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그 외에 많은 것들이 이야기를 이끌었다.
물론 영웅이 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악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 지난 한 해 동안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 올해의 영웅
첫 번째는 리오넬 메시다. 처음으로 완성된 축구를 제안한 사람은 그가 아니지만, 이를 완벽하게 관리한 사람은 메시다.
긍정적인 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발롱도르를 7번이나 받았고 한 해에만 90골 이상을 넣었음에도, 팀을 여러 차례 우승으로 이끌고 유럽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활약을 했음에도 월드컵 트로피가 없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물론, 그렇지 못하더라도 메시는 충분히 '영웅'이라고 불릴 만했다. 하지만 올해 그는 어느 때보다 더 '영웅'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는 오랜 숙원이었던 월드컵 우승을 달성하며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그런 그 없이 2022년의 캘린더는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제이크 다니엘스가 두 번째다. 커밍아웃을 발표한 그가 보여준 용기는 우리 대부분이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은 영웅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제 그는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아이콘이 됐다. 아직 이를 받아들이기에 축구계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다니엘스와 같은 사람들이 나왔다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모로코의 역사를 이끈 아치라프 하키미도 이름을 올렸다. 의심할 여지 없는 올해의 슈퍼 스타다. 아프리카나 아랍계 나라가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중심엔 하키미가 있었다.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한 그의 대담함만이 주목을 받아선 안 된다. 모로코의 유기적인 포메이션에 맞춰 하키미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공격적으로도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버 같았다.
# 올해의 악당
디에고 코스타가 가장 먼저 언급됐다. 첼시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그는 이번 시즌 울버햄튼과 계약하면서 잉글랜드에 돌아왔다. '악동'으로 유명한 그지만, 첼시에 있는 동안은 단 한 차례도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브렌트포드전에서 코스타는 울버햄튼 소속으로 단 6경기 만에 레드 카드를 받았다. 놀랍지 않다. 오히려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우리 모두는 코스타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 않았나?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월드컵에선 선수들의 돌발 행동이 자주 나온다. 2006년 지네딘 지단이 그랬고 2010년 네덜란드 선수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그랬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의 기행은 멈추지 않았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파레데스는 치열하게 진행되던 경기 막바지 네덜란드 벤치를 향해 공을 찼다. 이는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고 경기의 열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를 잡았다. 아마도 파레데스는 스스로 '악당'이 되기를 자처한 것이 아닐까.
'악당' 반열에 손흥민의 이름이 언급됐다. 하지만 그는 피해자였다. 세 번째 주인공은 가나의 이름모를 코치다.
셀카를 요청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모두는 EPL 스타들이 낭만적인 식사를 하고 있을 땐 요청을 자제하고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을 땐 접근해도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가나의 한 코치는 전혀 상황 판단을 하지 못했다. 가나와의 접전 끝에 패한 손흥민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슬픔에 잠겨 있었다.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 그의 옆에 가나의 코치가 접근했고 셀카를 요청했다. 물론 손흥민 같은 스타를 만나는 기회는 흔치 않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옳지 못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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