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관 담은 美 애니메이션”
‘마지막 괴물’을 만든 진김(Gene Kim·한국이름 김진기) 감독은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투영한 세계관을 가지고,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에는 한국적 정치 세계관이 녹아있다. 주인공 ‘유라’(아딘 왕국의 여왕)는 남편이었던 왕 ‘태조’가 남긴 무적의 불을 지니고 외계에서 온 괴물을 대적한다. 하지만 괴물은 아딘 왕국을 해칠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태조가 남긴 불이 온 세상을 파괴할 수 있다며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 주인공 ‘유라’는 혼돈 속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진김 감독은 영화를 관통하는 메세지에 대해 “관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는 늘 힘들다”며 “하지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돈 속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탈바꿈시키며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영웅’의 정의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를 미국 정치 상황을 보며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지도자들이 혼돈 속에서 과거 미국의 영광을 부활시키겠다며 벽을 세우고 자국을 고립시키려 하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에 투영한 것이다. 실제로 만화영화 속에서 인간과 다른 모습을 한 괴물이라고 하여 무조건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딘 왕국의 전쟁주의자들을 닮았다.
진김 감독은 뉴욕대학교에서 만화영화제작을 전공했다. 이후 디즈니 픽사(Pixar),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등에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일했다.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는 만화영화 감독이 원하는 이야기들을 2D 3D 만화 형태의 시각적 초안을 만드는 예술가들이다. 디즈니 마블 등과 같은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은 이런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들을 많이 고용해서 감독이 원하는 서사를 잡아나간다. 진김 감독은 “훌륭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가 되려면 여러 공부가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며 “인체해부학, 라이프드로잉, 카메라앵글 등에 대한 공부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스토리텔링 등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마지막 괴물’의 속편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JRR톨킨의 ‘반지의제왕’ 역시 ‘호빗’이라는 작은 단편에서 시작돼 세계관이 확장된 것이듯, ‘마지막 괴물’ 역시 더 큰 장편을 만들기 위한 단편이길 바란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과 협업도 꿈꾼다. 진김 감독은 “한국 만화영화 PD 중에는 대단한 역량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여기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막강한 지원과 미국에 있는 한인 전문가들의 네트워크 등이 연결된다면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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