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하흐 믿음에 응답한 래시퍼드, 호날두 그림자 지운 맨유 4연승
마커스 래시퍼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매력적이었다. 엄청난 주력에 빼어난 개인기, 강력한 슈팅력은 앞서 맨유를 이끌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받았던 그대로였다. 2015~2016시즌 1군 데뷔전에서 2골을 넣었고, 2018~2019시즌부터는 루니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고 그라운드에 섰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으로 맨유 유스팀 출신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래시퍼드의 성장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앞선 두 시즌은 팀의 부진 속에 폼도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래시퍼드가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맨유는 28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노팅엄 포리스트를 3-0으로 완파했다. 호날두와 결별한 뒤 맨유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 첫 공식전인 지난 22일 카라바오컵에서 번리를 2-0으로 격파한 데 이어 월드컵 휴식기 후 첫 리그 경기에서 승리해 리그 4강과 격차를 좁혔다. 승점 29점(9승2무4패)으로 4위 토트넘(승점 30점·9승3무4패)과는 1점 차다.
맨유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호날두와 결별했다. 백업으로 밀리면서 팀 내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낸 호날두는 대표팀 합류에 앞서 맨유 구단 수뇌부와 에릭 텐하흐 감독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하면서 방출 당했다. 맨유는 호날두와 결별한 뒤로 공격라인에 대한 약점을 지적받아 왔는데, 래시퍼드와 앙토니 마르시알(27)이 좋은 활약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이날 래시퍼드가 1골 1도움으로 활약했다. 래시퍼드는 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낮게 깔아서 넘겨준 크로스를 오른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3분 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왼쪽 측면을 질주하다 페널티아크에 있던 마르시알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오랜 시간 팀의 고민이었던 이들의 득점은 반등을 노리는 맨유의 기대요소다. 공격라인 보강을 노린 맨유는 네덜란드의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끈 코디 학포(에인트호번)를 영입하려 했지만 리버풀에 뺏기면서 일단은 기존 전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하흐 감독은 전력 보강 외에 래시퍼드의 중용 의지를 드러냈다. 하흐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저는 첫날부터 래시퍼드가 20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고 믿음을 보였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3골을 넣은 래시퍼드는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째를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는 2019~2020시즌 17골(공식전 22골)이 개인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고전했던 마르시알 역시 올 시즌 리그 3골(공식전 5골)을 넣으며 반등을 예고했다.
공식전 4연승을 달린 맨유에 대해 ‘BBC’는 “호날두의 퇴장이 남은 시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제 팀 공격을 래시포드와 마르시알을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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