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아침에 반복되는 두통과 어지럼증...혹시 ‘전정편두통’? [코/목/귀 상담소]
이비인후과 전문의 권오진 원장(핑이비인후과의원)과 하이닥이 함께하는 [코/목/귀 상담소]. 하이닥 상담의사가 코, 목, 귀 관련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 드립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어지럼증 진료 환자 수는 2021년 95만1,526명이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 기상 직후 두통과 어지럼이 반복된다면 ‘전정편두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추위와 공복은 전정편두통의 유발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생소한 ‘전정편두통’에 대해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권오진 원장(핑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Q. ‘전정편두통’이란?
전정편두통은 재발성 어지럼증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어지럼증을 느끼는 전정 증상과 편두통이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편두통이 어지럼증과 반드시 동반되어야만 전정편두통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중등도 이상의 어지럼증이 5분에서 72시간 지속되며, 현재 또는 과거에 편두통 병력이 있거나 어지럼증이 발현될 때 50% 이상 편두통이 동반된다면 전정편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정편두통은 편두통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50% 정도이므로 두통 없이 어지럼증만 호소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원인이 불분명한 어지럼 환자에서는 과거력과 가족력 및 병력청취를 통해 편두통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흔한 질환인가요?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에서 약 10% 정도가 전정편두통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으며 이는 이석증, 심리적 어지럼, 뇌혈관 질환에 이어 어지럼증의 4번째로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19세 미만에서는 약 35%가 전정편두통으로 인해 발생해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됩니다. 전정편두통은 여성에게서 1.5~5배 정도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편두통의 유병률이 여성에서 더 많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Q.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전정편두통의 진단 기준은 증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앞서 말했듯이 5회 이상 반복되는 중등도 이상의 어지럼증이 5분에서 72시간 지속되며 편두통의 과거력이나 현재 병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정편두통을 진단할 때 증상이 유사한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지럼증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청력검사, 전정기능검사, 뇌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Q. 원인이 뭔가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식습관, 생활습관, 주변환경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두통 환자의 약 50%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듯이 전정편두통 역시 상당수 환자들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생활 요인들은 다양합니다. 수면 부족, 공복, 추위 등이 대표적이며 스트레스, 과로, 빛이나 소음, 여성에서는 월경도 주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유발 요인은 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편두통 및 전정편두통 환자의 경우 두통일지를 작성하여 자신만의 유발 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는 약물치료에 앞서 유발 요인을 찾아서 회피하고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편두통 치료제가 전정편두통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는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시간을 두고 서서히 증량해야 합니다. 처음 2~6주 동안에는 증상 호전이 없을 수 있으므로 최소 4~6주 정도 복용 후 약물치료 효과를 판단합니다. 치료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3~12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됩니다.
Q. 약이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전정편두통은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질환으로 진단부터 쉽지 않으며, 하물며 진단이 되었다 하더라도 치료가 실패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치료가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약물치료 효과에 대한 환자의 기대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약물치료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으며, 보통 6개월 정도 치료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완치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약물치료에 임한다면 증상의 강도와 빈도가 많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Q. 약 먹는 거 말고 다른 치료 방법은 없나요?
최근 적용되고 있는 편두통 치료법으로 보톡스 주사 및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표적 예방 치료제가 있습니다. 흔히 주름 제거에 사용되는 보톡스를 이마부터 두피, 어깨에 주사하여 편두통 예방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머리뼈를 중심으로 삼차신경과 바깥신경 등 편두통을 유발하는 신경이 연결되어 있는데, 머리뼈 밖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신경을 타고 신호가 전달되어 편두통을 일으키는 신경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CGRP 표적 치료제는 편두통 유발에 주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CGRP가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편두통 발생을 예방하게 됩니다. 하지만 보톡스 및 CGRP 표적 치료제는 편두통 예방 치료에는 사용되나 전정편두통 치료에는 적극 사용되지 않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권오진 원장 (핑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컴맹 할머니가 게임을 시작한 이유
- 고령자도 부담없이 가능한 척추수술, ‘양방향 척추 내시경’…정형외과 김완석 원장 [인터뷰]
- [건강톡톡] 심한 충혈, 뻐근한 통증 나타나는 '포도막염'
- 들숨에 한 번 날숨에 또 한 번... 불쾌한 냄새의 정체는 '편도결석'?
- 겨울철 ‘블랙아이스’ 주의보…보험 적용되는 한의원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는?
- 영양제와 독은 한 끗 차이…영양제 많이 먹고 있다는 신호는?
- 증가하는 유산율… 자연 유산은 왜 일어날까?
- 탈모방지 샴푸, 정말 효과 있나요?
- 디퓨저, 알레르기 물질·필수 표시 미흡…건강에는 괜찮을까?
- 바둑판, 타일이 물결치듯 굽어보인다?...눈 속 '이곳'에 문제생겼단 신호 [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