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대 노린 '반수' 늘자 대학 충원 비상…편입 1만명으로 늘어
"문과침공 영향, 내년도 늘 수 있어…약대 편입 폐지가 변수"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의·약학계열 반수를 위한 대학 중도탈락생이 늘면서 2023학년도 주요 대학의 편입학 모집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입 이후 인문계열 학과로 교차지원한 이과생 다수가 올해 대입에 다시 도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편입 모집인원 증가세가 지속될지 관심을 모은다.
28일 김영편입학원이 취합한 50개 대학의 2023학년도 편입학 모집인원은 전문대졸·4년제 2학년 이상 수료생 대상 일반편입 8625명, 4년제 대학 졸업장 소지자 대상 학사편입 2083명 등 총 1만708명이다. 전년(1만44명)보다 664명(6.6%) 늘었다.
그중 서울 소재 15개 주요 대학의 편입 모집인원은 3489명으로 전년(3251명)보다 238명(7.3%) 늘었다. 15개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등이다.
대학별로는 중앙대가 464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이어 건국대(452명) 고려대(377명) 연세대(358명) 등 순이었다.
대학 편입 모집인원은 2020학년도 1만92명에서 2021학년도 9527명으로 다소 감소한 뒤 2022학년도 1만44명, 2023학년도 1만708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학년도에는 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별로 편입정원을 줄여 첨단학과 신입학 선발을 늘리면서 편입 모집인원이 다소 줄었던 바 있다.
이후 2023학년도 편입 모집인원이 늘어난 데는 의약계열 진학을 위한 반수·재수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의학계열의 정시 비중이 커지고 약대가 14년 만에 신입생을 선발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 때문에 상위권 이과생들 사이에서 의·약학계열 진학을 위한 반수·재수가 다소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던 바 있다.
실제로 김영편입학원은 이 시기 반수를 위한 대학 중도탈락생(2021년 3월~2022년 2월 자퇴) 규모가 늘면서 2023학년도 편입 정원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고려대·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에서 편입 정원이 전년보다 늘어났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2023학년도 고려대 편입 모집정원은 377명으로 전년보다 125명 늘었다. 연세대 역시 전년보다 45명 늘어난 358명을 편입으로 모집한다.
편입학 모집정원은 2024학년도에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합수능에 따른 '문과 침공'의 여파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통합수능으로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이과생 다수가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한 이과생들이 학과 부적응 혹은 상위권 대학 진학 등을 위해 반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임형욱 김영편입 진로진학연구소장은 "대학 중도탈락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한 이과생들이 다수 반수·재수 의향을 내비친 만큼 이로 인한 편입 정원은 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역시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한 이과생 중 반수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편입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로 인한 편입학 모집정원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부터 약대 편입학 제도가 폐지되는 만큼 전체 편입정원 자체가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형욱 소장은 "올해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과 약대 편입학 제도가 폐지되는 데 따라 편입학 선발에 있어 1753명의 공석이 생긴다"며 "그 규모보다 반수생 등 중도탈락생이 많을지에 따라 편입 모집정원 규모 증감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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