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석방 뒤 첫 행보는 봉하마을…“국민통합 최선 다할 것”

최상원 2022. 12. 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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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특별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교도소 문을 나선 첫날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것으로 석방 이후 첫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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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부인 김정순씨와 함께 28일 오전 10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28일 특별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교도소 문을 나선 첫날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것으로 석방 이후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새벽 창원교도소에서 나온 김 전 지사는 부인 김정순씨와 함께 봉하마을로 이동해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인 뒤, 아침에 권양숙 여사를 찾아가 인사하고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올해 개관한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도 둘러봤다.

김 전 지사는 묘역 참배를 마친 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최고의 과제로 꼽았던 것이 국민통합이다. 대연정 제안까지 하면서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등돌림을 당하면서까지 추진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왜 그렇게 국민통합을 위해 애를 썼는지 지금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부든 개혁을 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모래 위 성처럼 되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갈망했던 국민통합이 꼭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도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이날 새벽 0시에 창원교도소에서 나온 직후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오게 됐다”며 “개인적으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사면이) 국민통합을 위해서라고 (윤 대통령이) 말씀을 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윤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부부가 28일 오전 10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앞으로 일정과 계획에 대해선 “우선은 가족과 시간을 가지며 생각을 정리해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 좋은 기회에 설명해 드릴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답을 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선 “새해가 되고 했으니까 조만간 인사를 한번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경남 고성의 선친 묘소에 참배하고, 진주로 이동해 어머니와 만난 뒤 서울 자택으로 떠났다. 그는 당분간 서울에서 가족과 지내며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김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포털 뉴스 댓글 조작’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뒤 지난해 7월2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되면서 도지사직을 잃었다. 김 전 지사는 내년 5월7일 만기출소할 예정이었으나, 특별사면으로 예정보다 130일 빨리 석방됐다. 그러나 사면만 됐을 뿐 복권은 되지 않아 2027년 12월27일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공직선거 출마 등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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