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실학자 홍대용의 ‘혼천시계’, 260년만에 실물로 복원

곽수근 기자 2022. 12. 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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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이 복원한 조선시대 실학자 홍대용의 혼천시계. /국립중앙과학관

옛 문헌에 기록으로만 전해내려온 조선시대 ‘혼천시계’가 260년 만에 실물로 복원됐다.

과기정통부 국립중앙과학관은 28일 조선후기 북학파 천문학자 홍대용의 혼천시계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 혼천시계는 홍대용과 호남 지역 과학자 나경적이 1762년에 만든 기계식 천문시계로, 홍대용의 저서 ‘담헌서(湛軒書)’와 ‘농수각의기지(籠水閣儀器志)’에 통천의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시대 대표적 천문시계로 꼽히는 혼천시계는 1438년 장영실의 ‘흠경각 옥루’, 1669년 송이영의 혼천시계, 1762년 홍대용의 혼천시계로 전통을 이어왔다. 이번에 복원한 홍대용의 혼천시계는 천체 운행을 통해 날짜와 시각을 알려주는 혼천의(渾天儀)에 추의 힘으로 작동하는 자명종을 연결해 하나의 기계장치를 이루고 있다. 혼천의 안에 태양을 상징하는 태양 모형의 태양진상이 1년의 절기와 하루의 시각을 알려주고, 달을 상징하는 달 모형의 태음진상이 음력 날짜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앞서 장영실의 ‘흠경각 옥루’를 복원한 윤용현 박사(국립중앙과학관 한국과학기술사과장)가 이번 홍대용의 천문시계 복원 연구 책임을 맡았고, 한국천문연구원 김상혁·민병희 박사가 고천문·시계분야를 담당했다. 문화유산연구소 길의 기호철 소장은 고문헌 분야를 맡았다.

연구진은 “문헌만으로 전체 형태를 추정하기가 어려워 고려대 박물관, 서울대 박물관에 소장된 자명종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동력 발생 특성을 분석한 뒤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한 혼천의 유물을 토대로 복원 모델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석래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이번에 복원한 홍대용의 혼천시계와 핵심 과학원리를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체험 전시품을 만들어 내년 봄부터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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