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전문가 집단인데 거꾸로 가는 우승팀[문상열의 부시리그]

문상열 2022. 12. 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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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KBO 프로야구는 6개팀으로 출범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타격왕 출신이다.

당시 40세였던 백인천 플레잉 매니저가 영윈히 깨지질 수 없는 0.412 타율을 작성한데서 일본 프로야구와 KBO의 수준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말야구 토너먼트에 익숙한 고교감독 출신이 100여명 가까운 프로팀을 운영한다는 구상은 아마추어의 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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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원년우승후 13년만인 지난 95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뒤 환호하고 있는 OB베어스 선수단. 1995.10. 10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1982년 KBO 프로야구는 6개팀으로 출범했다. 당시 우승 후보는 국가대표 출신들을 대거 보유한 MBC 청룡, 삼성 라이언즈였다. 두 팀은 슈퍼군단이었다. 대전에 연고지를 두고 추후에 서울로 프랜차이즈를 옮기기로 돼 있는 OB는 우승권 밖의 전력이었다.

프로 원년 감독으로 MBC 청룡 백인천 플레잉 매니저가 가장 경력이 화려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타격왕 출신이다. 당시 40세였던 백인천 플레잉 매니저가 영윈히 깨지질 수 없는 0.412 타율을 작성한데서 일본 프로야구와 KBO의 수준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마디로 투수들 손목비틀기였다.

원년 시즌은 전후기로 구분해 80경기 일정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자 우승권 밖의 OB가 전반기 29승11패 승률 0.725로 선두를 고수했다. 정규시즌은 OB 56승24패(0.700), 삼성 54승26패(0.675), MBC 46승34패(0.575), 해태 38승42패, 롯데 31승49패, 삼미 15승65패 순이었다.

그렇다면 우승권 밖의 OB가 원년 우승을 차지했을까.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운영을 경험한 김영덕 감독, 항상 미국식 제네럴매니저로 부르기를 원했던 박용민 단장 등 프로시대를 어떻게 이끌지 꿰뚫은 전문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OB가 돈 쓰는 구단은 아니지만 이런 전통 때문에 오랜기간 서울라이벌 LG를 압도했다. 무형의 힘,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

김영덕 전 감독은 NPB 낭카이 혹스(현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혹스) 출신이다. 박철순을 불펜투수로 활용해 22연승을 사실상 제조한 것은 그의 지략과 능력의 산물이다. 훗날 박철순 혹사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는데, 본인은 “미안하다”는 말로 사과했다. 초창기 불가피했던 점도 이해는 된다.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더블A로 승격되는 유망주 박철순을 OB로 영입한 주역이 바로 박용민 단장이다.

추신수 등 SSG 선수들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점차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후 시상식에서 정용진 구단주와 승리의 환호성을 터트리고 있다. .2022.11.08.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40년 전 프로야구 원년 얘기를 장황하게 풀어간 이유는, 어느 시대나 ‘전문가는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교야구는 단판 승부, 실업야구는 계절리그로 프로야구의 페넌트레이스와는 운영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SSG의 고교야구 감독 출신 단장 임명은 40년 역사의 프로야구를 매우 깔보는 처사라고 본다.

물론 SSG 새 단장이 우승팀의 긍정적 변화를 다시 이끌수 있다. 그러나 그의 선임 자체는 전문화된 프로야구를 가볍게 여긴거다. 주말야구 토너먼트에 익숙한 고교감독 출신이 100여명 가까운 프로팀을 운영한다는 구상은 아마추어의 안목이다. 장기레이스의 프로야구가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다. 2022년 챔피언 SSG 랜더스가 우승 후, 되레 비전문화 되는거 같아 매우 아쉽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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