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파주 택시기사 살인' 30대, 그는 연쇄 살인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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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 사고 이후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인한 30대 A씨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추가 살인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택시기사 B씨와 전 연인이었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한 A씨가 한 달 이상의 범행 간격 그리고 개별 공간에서 서로 다른 피해자를 살해했지만 추가 피해자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아 연쇄살인으로 보기는 현 단계에선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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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범행 확인시 '연쇄살인' 분류 가능성…신상공개도 검토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접촉 사고 이후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인한 30대 A씨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추가 살인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8월 동거하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A씨가 "파주의 한 하천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은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유기한 장소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잇따른 범행에 경찰은 추가 범행에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파주 택시기사 살인' 혐의를 받는 A씨는 현재까지 연쇄살인을 적용하긴 어렵다.
연쇄살인이란 세 군데 이상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르는 경우를 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 역시 같은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연쇄살인으로 보지 않았다.
'연쇄살인범'은 시신을 훼손하면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직 경찰과 범죄심리학자들을 통해 연쇄살인범의 특징과 현재 수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 등을 정리해봤다.
-연쇄 살인범이란 무엇인가.
▶연쇄 살인이란 세 군데 이상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범죄자가 최소한 한 달 이상의 기간에 걸쳐 세 명 이상의 피해자를 살해하는 경우로, 범죄자가 각 사건들 사이에서 심리적 냉각기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동일범이 여러 명을 살해하는 다수 살인(Mass murder)의 일종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택시기사 B씨와 전 연인이었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한 A씨가 한 달 이상의 범행 간격 그리고 개별 공간에서 서로 다른 피해자를 살해했지만 추가 피해자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아 연쇄살인으로 보기는 현 단계에선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원 세 모녀 사건' 김태현은?
▶김씨는 2020년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해 3월23일 집으로 찾아가 A씨와 A씨의 여동생, 모친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최종 선고받은 사건이다.
김씨의 경우에도 심리적 냉각기가 없고, 한 장소에서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켰기에 연쇄살인으로 보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심리적 냉각기란.
▶연쇄살인범들은 살인 행위 자체에서 쾌락의 절정을 느끼기에 그 여운이 끝나면 쾌락을 줄 새로운 피해 대상을 찾는다. 한마디로 냉각기는 살인으로 부터 얻은 충족감과 만족감이 유지되는 시기로 그 심리적 만족감이 끝나버리면 다음 살인으로 이어진다.
-연쇄살인범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연쇄 살인범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시신을 훼손하면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번 파주 사건에서도 전 연인이었던 피해자 B씨에 시신을 파주 공릉천에 유기했다. 그렇기에 경찰은 시신을 훼손한 A씨가 연쇄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연쇄살인범들은 일종의 '살인 중독' 상태에 빠져 있다. 이들은 분노를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행위의 일환으로 살인을 저지르는데, 이 과정을 끊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역대급 연쇄살인범 '정남규'의 경우 수사기관의 진술과정에서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 "피 냄새를 맡고 싶다" 등 살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의 경우에도 택시기사와 합의금 명목으로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비춰봤을 때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전형적인 연쇄살인범들의 공통적 특징으로 불 수도 있다.
-연쇄 살인범이라 규정된 최근 사례는?
▶연쇄살인범으로 현재 규정할 수 있는건 '강호순'이다. 강호순은 2000년대 후반 경기 서남부지역 등에서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하고, 자신의 장모와 전처를 방화살해한 혐의로 지난 2009년 사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전자발찌를 끊고 2명을 살인한 강윤성의 경우에는 제3의 여성을 살해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실제 범행이 이뤄지기 전 붙잡혀 연쇄 살인범으로 규정되기는 어렵다.
'인천 연쇄살인'의 권재찬 역시 지난 2003년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던 피해자를 살해하고 징역 15년형을 받고 출소 한뒤 또 지난해 12월 미추홀구 건물에서 50대 여성을 강도살인했다. 그도 마찬가지로 세 명 이상을 살해해야만 범주에 포함되는 연쇄살인범에는 해당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는 연쇄살인범이 적은가.
▶드물지 않다.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력의 강화로 범행이 이뤄지기 전 사전에 검거되는 등 연쇄살인범으로 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사전에 차단되는 한국의 환경 덕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의 발달, 전자감독제도(전자장치부착명령), 수사기술과 감식기술의 발달, 좁은 국토, 적절한 양형(살인사건 기준 우발적 살인이라도 죄질을 고려해 무거운 실형 선고)등을 근거로 들었다.
-'파주 택시기사 살인' 추가 범행 가능성은.
▶A씨는 지난 8월초 전 연인이었던 5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A씨가 시신을 숨긴 경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와 현재 쓰고 있는 휴대전화는 모두 전 여자친구의 명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용 루프백에 담아 파주시의 한 하천에 유기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전방위적 수색 작업에 나섰다.
진술 조사과정에서 경찰이 추궁 끝에 추가 범행을 파악한 가운데, A씨에 대한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 경찰은 추가 범행에 대한 근거를 중점적으로 수사할 전망이다. 또 A씨에 대한 신상공개를 검토 중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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