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대단지 뜨니 전셋값 ‘반 토막’…집주인도 세입자도 아우성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2. 12.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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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사진 제공 = HDC현대산업개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규모 물량 공세가 겹치면서 마포지역의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전세 시세를 끌어내리는 중이고,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28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의 전세물건은 총 629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683건)과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다. 마포더클래시는 1419가구로 조성된 대단지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이대역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 계약도 좀처럼 체결되지 않는다”며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대로 비쌌던 만큼 전셋값도 높은 수준으로 형성된 데다가, 고금리에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큰 탓인지 문의가 드물다”라고 전했다.

이에 집주인들은 경쟁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낮추고 있다. 내년 2월 초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세입자 구하기에 난항을 겪자 ‘반값 전세’까지 불사하는 모습이다. 현재 마포더클래시의 전세 시세는 전용면적 59㎡와 84㎡가 각각 5억원대와 6억원대다. 입주장이 본격화되기 전 전용 59㎡와 84㎡가 각각 8억원대와 11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호가가 크게 내려갔다.

인근 구축 아파트도 타격을 입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3일 7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비록 저층이지만 지난해 10월 최고가(11억7000만원) 대비 5억원 가까이 내린 금액이다. 전용 59㎡ 역시 지난 12일 5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4월 최고가(9억50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떨어졌다.

세입자들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A씨는 “내년 4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데 보증금을 원하는 날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집주인이 현금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지 않아, 바로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할 텐데 구해질지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향후 3년 동안 서울 마포구에 신축 아파트 2097세대가 들어선다. 마포더클래시에 이어 내년 하반기 입주하는 ‘아현푸르지오클라시티’(239세대), 오는 2025년 4월 준공될 예정인 신공덕동 ‘신공덕아이파크’(104세대)와 노고산동 ‘빌리브디에이블’(299세대) 등이 차례로 집들이를 한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주택 거래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상향 조정을 시사하면서, 정부의 부양책에도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걷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면 매매시장으로 공포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매수심리를 개선할 정도의 효과는 없어 내년까지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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