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닝 한번도 없는데 132억…이제 진짜 '양현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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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로 연차가 쌓이는데 규정이닝(140이닝)이 한번도 없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것 같다."
NC 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25)는 규정이닝을 꿈과 같은 목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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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선발투수로 연차가 쌓이는데 규정이닝(140이닝)이 한번도 없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것 같다."
NC 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25)는 규정이닝을 꿈과 같은 목표라고 말한다. 구창모는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올해로 프로 8년차가 됐다. 1군 통산 6시즌을 보내면서 한 번은 규정이닝을 채웠을 법도 한데, 늘 부상에 발목이 잡혀 선발투수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2018년 36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해 133이닝을 던진 게 개인 최장 기록이다. 11승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책임진 올해도 부상 여파로 5월 말부터 시즌을 시작하는 바람에 19경기에서 111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NC는 그런 구창모에게 올겨울 대형 계약을 안겼다. 구창모가 FA 자격을 얻기까지 2시즌을 남겨뒀는데도 다년 계약을 진행했다. 2023년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구창모의 FA 자격 획득 시기가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 2가지 경우로 나눴다. 2024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으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 총액 125억원, FA 자격을 얻지 못하면 2023년부터 2029년까지 6+1년 총액 132억원을 받는다.
규정이닝은 선발투수의 내구성을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NC는 왜 그동안 구창모가 여러 차례 부상 변수로 고생한 것을 알면서도 다년 계약을 제시했을까. 임선남 NC 단장은 "구창모는 신인 때부터 한결같이 야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성실함을 보여온 선수다. 한때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냈고, 건강하게 돌아온 올해는 국내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선발진을 이끌었다"며 앞으로 꾸준히 선발진을 이끄는 에이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아주길 기대했다.
구창모는 본격적으로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선발로 33경기에 등판해 20승5패, 203⅔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했다. 앞으로 '건강하다면'이라는 수식어까지 지운다면 132억원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구창모는 이제 진짜 롤모델 양현종(34, KIA 타이거즈)을 길을 걸어야 한다. 양현종은 지난 9월 22일 창원 NC전에서 KBO 역대 최초 8시즌 연속 170이닝 대기록을 작성했다. 양현종은 2014년 171⅓이닝을 시작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17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2016년에는 200⅓이닝으로 꿈의 200이닝을 달성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닝이터가 귀해진 요즘 양현종의 내구성은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당시 롤모델이 대기록을 작성한 순간을 직접 지켜본 구창모는 "내게는 꿈인 기록인데, 몸 관리를 어떻게 하면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많이 묻고 싶다"며 눈을 반짝이면서도 "하루빨리 규정이닝을 채워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선발투수가 규정이닝을 못 채우면 인정을 못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NC는 올겨울 드류 루친스키(34, 오클랜드)를 놓쳤다. 루친스키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NC와 함께하면서 해마다 30경기-170이닝 이상을 책임진 에이스였다.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이닝이터가 이탈한 상황. 구창모는 다음 시즌 루친스키의 공백을 지우며 꿈의 규정이닝 달성해 진짜 에이스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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