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파’ 예상하고도…용산구청 안전과 25% 휴가
[앵커]
이태원 참사 전날, 서울 용산구청의 안전 부서 직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요 간부를 비롯해 직원 4명 중 1명꼴로 휴가를 냈는데, 다른 일반 부서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핼러윈을 '챙겨야 할 행사'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최유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나흘 전 열린 용산구 확대간부회의, 부구청장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며 안전 사고 예방을 강조합니다.
[유승재/용산구 부구청장/10월 25일 :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 시간 때에는 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인력 대비는 제대로 이뤄졌을까?
용산구청 내 39개 전 부서의 '휴가·연가 내역'을 확인해 봤습니다.
참사 전날인 10월 28일, 평균 휴가 사용률은 7.8%.
그런데 정작 안전 주무 부처인 '안전재난과'에서는 직원 25.9%가 연가 또는 휴가를 썼습니다.
평균치보다 4배 정도 높은 비율입니다.
특히 안전계획을 총괄 수립하는 주무 팀장은 참사 직전 사흘 내내 연가를 냈습니다.
안전재난과 측은 핼러윈 축제를 '챙겨야 하는 행사'로 여기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용산구청 안전재난과 관계자/음성변조 : "그때가 아마 단풍철이고 핼러윈 축제는 저희 입장에서 공식 행사가 아니다 보니까 자기 소관이 아니라 신경을 안 쓴 거죠."]
참사 2주 전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 당시 주말에도 추가 근무를 했던 만큼, 이를 대체하는 성격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구촌 축제 전날 안전재난과 휴가자는 1명뿐, 당일은 물론 전날에도 현장 관리 업무 명령이 내려졌지만 핼러윈 때는 이 같은 명령이 전혀 없었던 겁니다.
[이해식/국정조사 특위 위원/민주당 : "용산구청은 핼러윈데이 안전 대책 수립에 소홀했던 것을 넘어서 직무 유기에 가까울 정도로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사 당일, 낮술을 마신 뒤 사고를 인지하고도 그대로 귀가했던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을 구속한 특수본은 최 과장의 상관인 안전건설교통국장에 대해서도 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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