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인태전략 공개…"포용·신뢰·호혜, 한반도 넘어 세계로"(종합)

기사내용 요약
韓, 최초로 포괄적 지역 전략 선포
아프리카 연안·유럽·중남미도 포함
"과거 구상, 北 초점…세계로 뻗어"
한미일·한미호·아태파트너국 연대
비확산·대태러 협력…담대한 구상
포괄 안보 확대…"대만 해협 평화"
나토·쿼드 협력…IPEF 발전 협력
"中과 원칙, '포용성'…아우를 것"
ODA 규모 10위권 확대…ACT-A
文 신남방 정책보다 범위 넓어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2.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정부가 28일 한국의 첫 독자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이 담긴 '자유평화번영인도태평양전략'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외교부는 이날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지역 전략으로, 우리 대외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전략적 활동 공간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 인태 전략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사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가 사실상 최초로 포괄적인 지역 전략을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 뿐 아니라 민주화, 인권에 있어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발전 국가다. 대내 전략에서도 우리의 전략 가치를 표방하는 대전략을 처음 발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과거 지역 구상을 보면 당면한 안보 문제가 집약돼 있는 한반도와 북한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번 인태전략은 한반도를 넘어 인태지역, 나아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방향성을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인태 비전은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 태평양으로,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 질서 강화 ▲규칙을 바탕으로 분쟁과 무력충돌 방지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제 질서 구축을 담았다.

협력 원칙은 크게 포용, 신뢰, 호혜 세 가지로, 특히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배제하지 않는 포용적인 구상임을 강조했다.

지역적 범위로는 북태평양(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몽골 등), 동남아·아세안, 남아시아(인도 등),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 태평양도서국 등), 인도양 연안 아프리카, 유럽·중남미가 해당된다.

당국자는 지역 범위에 대해 "아프리카 연안을 포함하는 데 대해 논의를 많이 했다. 결론은 (포함되는 것이) 맞다"며 "우리가 개도국으로 실질적으로 (발전을) 이룬 나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선 개발 전수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유럽과 중남미도 협력에 굉장히 중요한 나라"라고 밝혔다.

추진 과제로는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인태 지역 질서 구축을 위해 보편적 규범과 가치를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규탄하고 엄중히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일 3자 협력 뿐만 아니라 한미호 3국 협력,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을 통해 국제질서 강화를 위한 연대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법치주의와 인권 증진 협력을 목표로 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은 유엔 헌장 및 국제법 위반이며, 인태 지역의 안보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확산·대테러 협력 강화를 위해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노력하고,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확대, 북한의 역내 제재 회피 활동 차단할 것임을 전했다. 또한 정부는 개발도상국들의 비확산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포괄안보 협력 확대를 과제로 삼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며, 인태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긴요함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법 원칙에 기초한 해양질서 준수 및 다자 간 연합훈련 참가와 나토(NATO), 쿼드(Quad)와의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당국자는 나토·쿼드 확대와 중국과의 이익 추구가 동시에 가능하냐는 질문에 "가능하다"며 "나토와 쿼드는 규번, 가치 기반 질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누구나 동의하는 명제"라고 답했다.

중국과의 갈등 가능성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원칙은 '포용성'"이라며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게 아닌 다같이 아우르는 노력을 선도해나간다는 관점에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제안보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전략자원의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인태 지역의 실질적인 경제 협력체로 발전해 나가도록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안보 관련 역내 협력을 주도하기 위해 한일중 3국 공조, 한미일 협력을 조화롭게 발전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증진을 위해 ODA 규모를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확대하고, ACT-A 이니셔티브 3억 달러와 글로벌펀드 기여 확대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을 위해 한류 문화(K-culture)의 창의적인 컨텐츠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를 매개로 인태 지역 내 협력적 공공외교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한민국은 여러 나라의 인태 전략·비전·구상에 포함된 역내 목표와 협력 원칙을 역내외 국가들과 공유하면서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730만 재외동포들도 인태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태 전략의 차이점에 대해 "신남방 정책이 아세안과 인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엔 인태 지역이 포함됐다"면서도 "아세안 중심성은 계속 유지된다. 아세안이 인태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대해선 계속 표명했던 입장(과 같다)"며 "여러나라와 (전략에 대해) 소통했고 중국과도 소통을 당연히 했다"고 했다.

미국이 인태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를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선 "우리나라는 개방통상국가"라며 "규칙 기반 질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인도태평양 TF는 외교전략기획관실 산하 정식 팀으로 운영되어 앞으로 전략 실행을 안정적으로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인태 전략 설명회를 열고 주한 외교단을 초청해 수립 의의를 밝힐 계획이다. 박진 장관이 기조발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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