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늘던 암 환자, 코로나 첫해 줄었다…"진단검사 줄어서"
위암 감소 폭 가장 커…기대수명 생존시 암 걸릴 확률 37%
갑상선암-폐암-대장암-위암-유방암 순…지역별 격차 감소 추세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4만7천952명으로, 전년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암 환자는 매년 증가해 왔으나, 코로나19 발생으로 의료 이용이 감소하며 암 진단도 함께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통해 수집한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와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28일 발표했다. 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 제14조에 근거해 매년 '2년 전 암 발생률·생존율·유병률'을 산출하고, 지역별 암발생 통계는 5년 주기로 발표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신규 발생 암 환자 수는 24만7천952명으로, 2019년(25만7천170명)과 비교해 9천218명(3.6%) 감소했다. 2020년 암 환자는 남성이 13만618명, 여성이 11만7천334명이었다.
암 환자 수는 줄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암을 오히려 악화시킨 이후 뒤늦게 발견하며 추후 암 환자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의료 이용이 감소하며 진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늦게 검진을 받으면 병이 진행된 뒤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암 환자 추이를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위 10개 호발암종(발생 빈도가 높은 암) 중에 전년 대비 감소 폭은 위암이 10.3%(3천58명)로 가장 컸고 갑상선암(5.9% 감소·1천827명), 대장암(5.3% 감소·1천549명) 순이었다.
이와 달리 췌장암(260명·3.2% 증가), 담낭 및 기타 담도암(24명·0.3% 증가)은 발생이 증가했다.
전체 인구 10만명 당 발생률(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482.9명으로 전년보다 32.3명(6.2%) 감소했다. 성별 암 발생률은 남성 563.8명, 여성 435.6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44.0명, 24.7명 줄었다.
우리 국민이 기대 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조사됐다.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천180명)이었고 이어 폐암(2만 8천949명), 대장암(2만7천877명), 위암(2만6천662명), 유방암(2만4천923명), 전립선암(1만6천815명), 간암(1만5천152명) 순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대장암과 위암 순위가 변동됐다. 위암이 3위에서 4위로 내려간 이유는 역시 2020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위 내시경 검사 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남성 암 발생 순위는 폐암-위암-전립선암-대장암-간암-갑상선암 순, 여성은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폐암-췌장암 순이었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인 6대암(위암·대장암·간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의 장기 추세를 보면 발생률이 모두 감소한 2020년을 제외하고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폐암은 유의미한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유방암 발생률은 20년 간 증가 추세다. 그 외에 전립선암은 1999년 이후 증가세이고, 갑상선암은 2015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한국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6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0.9명) 및 미국(362.2명), 프랑스(341.9명), 캐나다(348.0명), 이탈리아(292.6명)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2016∼2020) 진단 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1.5%로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1993년부터 계속 증가했다. 약 10년전(2006∼2010년) 생존율(65.5%)과 비교해 6.0%P 높아졌다.
5년 생존율은 여자(77.8%)가 남자(65.5%)보다 높았다. 이는 여자에게 많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이 각각 100%, 93.8%로 높기 때문이다.
전립선암(95.2%)도 5년 생존율이 높다. 이와 달리 간암(38.7%), 폐암(36.8%), 담낭 및 기타담도암(29.0%), 췌장암(15.2%)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10년 전과 비교해 5년 생존율이 약 10%P 상승한 암종은 폐암(16.6%P 증가), 간암(10.4%P 증가), 위암(9.5%P 증가)이었다. 아울러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의 5년 생존율은 미국, 영국 등에 비해 대체로 높은 수준이었다.
2020년 암 유병자(1999년 이후 확진받아 2021년 1월1일 기준 치료 또는 완치)는 약 228만명으로, 전년(약 215만명)보다 약 13만명 증가했다. 이는 전체 국민 중 4.4%, 즉 23명당 1명꼴로 암 유병자인 셈이다.
암 진단 후 5년 넘게 생존한 암 환자는 전체 암 유병자의 60.1%인 약 137만명으로, 전년(127만명)보다 약 10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은 7명당 1명이 암 유병자였다.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보면 모든 암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502.6명이었다. 지역별 발생률은 부산(525.9명)이 가장 높았고, 제주(480.5명)가 가장 낮았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북 울릉군(562.4명)이 가장 높았고, 강원 횡성군(436.6명)이 가장 낮았다.
지역별 발생률 차이에 대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보건당국은 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연구·조사에 내년부터 착수할 예정이다.
암 발생의 지역간 격차는 54.6명으로 5년전(2009∼2013년)보다 26.6명 감소했다. 지역간 격차는 시군구별 암 발생률 상위 20%, 하위 20% 평균 차이로 계산한다.
지역별 격차가 가장 큰 암은 여성 유방암(35.0명)이고, 자궁 경부암(8.2명) 격차가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 암 진단 인프라나 암예방관리 사업 등 차이에 따라 발생률도 격차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 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지역별 격차가 줄어든 것은 그간 국가암관리 사업의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복지부는 평가했다.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최근 몇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암 검진 수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어 암 조기 진단과 치료 성과 향상을 위해 검진을 적극적으로 독려해 나가겠다"며 "감염병 유행이 반복되더라도 전 주기적 암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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