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뭐 한거냐”...尹대통령, 국방장관에 ‘무인기 대응’ 격노

2022. 12. 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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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격추 못 시킨 점 송구하게 생각”
시민들 “방공망 결함 심각” 우려 목소리
尹 “드론 부대 설치 최대한 앞당길 것”
지난 2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연합]

북한 무인기 5대가 최근 서울 상공까지 왔다 간 후 국민들 사이에서 북한 무인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과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이번 북한 무인기 침범으로 우리 대공방어망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근무하는 홍모 씨는 28일 “우리나라 방공망이 북한 무인기 한 대도 잡지 못하고 이렇게 농락당하고 그 와중에 우리 비행기만 떨어져 부끄럽다”며 “북한이 점점 더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제2, 제3의 무인기 사태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방력이 더 앞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북한 무인기 하나 격추시키지 못하고 전군이 놀아나는 것을 보면서 이대로 가도 괜찮나 싶은 경각심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유모 씨는 “서울까지 날아왔다고 하니 심각한 결함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데 굉장히 허술하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무인기라 망정이지 미사일이라도 달렸으면 어쩔 뻔했나”라며 “이번 일로 북한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좀 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대 김모 씨는 “최근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닌지 무서웠고 우리 군의 무능함에 탄식했다”며 “몇 시간 동안 무인기를 한 대도 못 잡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 공격용 무인기었어도 ‘민가 피해 우려’ 같은 소리를 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선순위를 낮게 둔 부분에 기습을 당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형 무인기는 전략적 차원이나 작전적 수준의 중요 표적을 타격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며 “군이 100% 우선순위로 놓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 군이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두지 않은 분야에 공격을 가한 것”이라며 “탐지는 했지만 완전히 무력화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에 대해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더 강도 높은 대비 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여실히 확인해주는 사건”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드론부대 창설 계획을 최대한 앞당기고 스텔스화 등 최첨단 드론을 도입해 감시·정찰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강신철(육군 중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 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형 무인기는 우리 탐지의 타격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정찰형 소형 무인기는 3m급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능력으로는 격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무인기 5대는 지난 26일 각각 서울 상공과 경기 김포~파주, 인천 강화 일대를 5시간가량 침범했다. 우리 군은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에 대한 전술조치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격추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군의 북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그동안 도대체 뭐한 거냐”며 강하게 질책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 앞서 이 장관으로부터 무인기 보고를 받은 뒤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그러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면서 “과거에 이미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지금까지 뭘 한 것이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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